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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조차 입지 못한 아버지…'광주 붕괴 참사' 고교생 희생자 발인식(종합)

급우·동아리 선후배·가족들 마지막 길 배웅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장례 절차 마무리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건물 붕괴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희생된 9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14일 엄수됐다. 가족과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애달픈 흐느낌만 가득했다.

14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번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교 2학년 학생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열여덟의 나이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같은 학급에서 공부한 친구, 교내 음악동아리 선후배, 가족 등이 참석했다.

등산 모자를 눌러쓴 평상복 차림의 아버지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황망한 심정에 상복조차 입지 못했다. 아들의 영정을 가슴에 품은 아버지는 "아들아, 내 아들아"를 목놓아 외치며 운구 행렬을 이끌었다. 아버지 품에 안긴 영정은 구김살 없이 밝던 고인의 생애 어느 날 표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부친은 아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유가족에게 영안실 출입이 관대한 장례식장을 수소문해 이곳으로 아들을 옮겨왔다고 전해졌다. 그는 하루에도 대여섯 차례 영안실을 방문해 아들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건물 붕괴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운구 행렬 양옆에 줄지어 선 채 고인이 떠나는 마지막 여정을 지켰다. 운구 행렬이 영구차에 이르자 학생과 유가족은 차례로 관 주변에 국화 송이를 바쳤다. 이용섭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 등 각계 조문객도 헌화를 함께 했다. 빈소를 벗어난 상여 행렬은 초·중 모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장지로 향했다.

고교생 희생자의 발인식은 이번 참사로 숨진 9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엄수됐다. 이날 비슷한 시각 다른 희생자의 발인식까지 끝나면서 참사로 숨진 9명의 개별적인 장례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시민들의 추모 공간인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이 원하는 때까지 동구청 주차장에서 운영된다. 합동분향소에는 14일 오후 3시 30분 기준 3,452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됐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생존자 8명은 버스 앞부분 승객들로 아름드리 가로수가 버스 전면부에 전해진 충격을 줄여주면서 목숨을 구했다. 사망자 9명은 모두 비교적 손상이 심했던 버스 후면부에 탑승한 승객이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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