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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사모펀드, 토스에 1,050억 원 투자…기업가치는 7조원

토스의 플랫폼 잠재력에 베팅

알케온 800억·라이트스트리트 250억…산은 1,000억 등 총 4,500억 원





토스뱅크·토스증권 등을 거느린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사모펀드에서 1,050억 원을 투자 받는 데 성공했다. 토스는 KDB산업은행과 해외 투자자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7조원 넘게 인정받아 모두 4,500억 원을 유치했다. 토스는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자에게선 외면을 받았지만 해외 투자업계는 플랫폼으로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총 4,500억 원 투자 유치를 위한 입찰을 벌였다. 산업은행 스케일업 금융실이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알케온캐피탈이 800억 원·라이트스트리트가 250억 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주로 해외 투자자가 몰렸다.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싱가포르투자청·페이팔·KTB네트워크 등에서도 일부 추가 투자해 모두 21개 기관이 참여한다. 지난해 8월 2,053억 원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3조 원 수준이었지만, 10개월 만인 이번에는 7조 5,000억 원 이상으로 뛰었다.

투자금 4,500억 원 중 약 2,000억 원은 9월 출범하는 토스뱅크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기존 토스 앱 강화에 주요 쓸 계획이다. 이번 투자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을 계기로 투자금을 회수하길 기대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이승건 대표의 지분율은 19.94%에서 15% 안팎으로 줄어들지만 변화폭이 크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유치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면서 “이승건 대표를 비롯해 기존 투자자는 매우 낮은 기업가치일 때 투자했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많이 뛴 이번 투자 이후에도 지분율 희석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투자업계에 투자 유치를 시도했지만, 상당수 사모펀드나 증권사 자기자본투자 부서에서 투자를 주저했다. 토스 투자를 검토한 복수의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투자 구조가 복잡하고 투자 회수 시점에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 관계자는 “토스 뱅크나 토스 증권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지주사 역할을 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통해 들어간다”면서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할 때 기존 토스 뱅크 주주들과 투자금 회수를 놓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승건 대표 개인이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국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은을 비롯해 해외투자자는 토스 자체의 금융플랫폼으로서 가치를 높게 봤다.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을 기존 토스 앱을 통해 구현한다. 또한 가입자 2,000만 명을 상대로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이나 시중 보험 상품을 한꺼번에 비교해 선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는 이번에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경쟁사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지, 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 기업의 핀테크 자회사로 상정했다.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 역시 일단은 비바리퍼블리카를 먼저 상장하지만 토스뱅크가 본격적인 성장이 가시화 되는 2025년 이후 토스뱅크만 따로 상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카카오뱅크가 각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토스와 토스뱅크도 별개의 성장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9일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서울경제DB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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