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해고’를 당했던 서울 노원구 아파트 경비원들이 입주민들의 노력으로 복직하게 됐다.
서울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 입주민들과 해고 통보를 받았던 경비원들은 16일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경비원과 입주민들이 집단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원구청에 지속해서 요청한 끝에 경비원 복직과 고용안정 보장 등을 담은 합의안이 포함된 협약서를 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시 일터로 돌아오게 된 경비원들은 “함께 해주신 입주민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본인들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경비원 노득기(69)씨는 “해고 통보 문자를 받았을 때 억장이 무너지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면서도 “생각할수록 경비원들이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동료들과 용기를 내 거리로 나섰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산적해 있는 경비원 문제 해결을 위해 동료들과 힘 모으는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경비원 윤병준(75)씨는 “헌신적으로 일하는 경비원들의 처우가 풍전등화 같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노원구에서부터 아파트 경비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주민 서명운동을 발의한 강여울(30)씨는 “우리 아파트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분들이 이런 처우를 받는 것에 너무 화가 나 서명운동을 제안하고 시작했다”며 “한 달이 넘는 기간 싸우시고 좋은 결과를 맞이해 기쁘다”며 눈물을 훔쳤다.
앞서 이 아파트 경비원 16명은 지난 4월 29일 근로계약 갱신을 이틀 앞두고 새로 변경된 경비 용역업체로부터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업체는 “애석하게도 같이 근무를 할 수 없음을 통보드린다”며 “또 다른 인연으로 타 현장에서 뵙기를 희망한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웃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냈다.
이에 강 씨를 포함한 일부 입주민은 “불합리하다”며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운동 시작 5일 만에 730명이 넘는 입주민이 동참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경비원들과 입주민이 함께 기자회견 및 문화제를 열고 노원구에 진정서도 제출했다. 결국 노원구가 경비업체, 아파트 관리업체, 경비원 등을 불러 중재를 시도했고, 그 결과 ‘경비원-노원구-관리업체’는 이날 오후 4시에 3자 협약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의 주요 합의사항에는 △문자(해고)통보에 대한 업체의 정식 사과 △해고 경비원 이달 내 복직 진행 △고용보호 위해 최소 1년 이상 근로계약 보장 △향후 업체 승계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 재발 방지 등이 포함됐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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