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업계의 ‘코로나 호황’ 속에 골프 회원권 시세의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회원권 거래 업체인 에이스회원권이 집계하는 ‘에이스피(ACEPI)’는 17일 1,121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초인 1월 4일 기준 1,026.5포인트와 비교해 상반기 동안 9.2% 오른 수치다. 에이스피는 이 업체가 지난 2005년 1월 1일 1,000포인트를 기준으로 매일 호가 등락을 표시하는 시세 지수다.
골프 회원권 시장은 지난해 내내 뜨거웠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자금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레저 수요가 골프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도 매수세가 지속된 셈이다.
상반기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숙박 시설이 딸린 리조트골프장 선호 현상이다. 엘리시안제주의 이날 시세는 2억 3,000만 원으로 연초(1억 3,200만 원) 대비 74.2% 올라 전체 골프 회원권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포도호텔·디아넥스호텔·루체빌리조트와 자매 관계인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도 2억 7,000만 원으로 38.5%나 뛰었다. 강원 용평 역시 1억 6,500만 원의 시세를 나타내 3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된 가운데 숙박 시설과 주변 여행지를 갖춘 곳들에 가족 단위나 소규모 골프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시세 움직임이 둔했던 강원 지역의 약진도 코로나19의 파급효과로 볼 수 있다.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여전히 3억 5,000만 원 이상 고가대 종목이었다. 회원 수가 적어 예약 성공률이 높으면서 투자가치가 큰 고가권은 매물이 드물어 가격이 뛰고 있다. 특히 8억 원 이상 초고가권이 14.9%, 3억 5,000만~8억 원대인 고가권 13.7%, 1억 5,000만~3억 5,000만 원대인 중가권 10.2%, 저가권 7.2% 등으로 비쌀수록 상승률이 높았다.
시세 톱 5의 순위는 남부(18억 원), 이스트밸리(17억 7,000만 원), 남촌(13억 3,000만 원), 렉스필드(9억 1,000만 원), 가평 베네스트(7억 4,000만 원) 등의 순서로 연초와 변동이 없었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본부장)는 “골프장 예약난 속에 중저가부터 고가대 종목까지 매수 주문이 많고 백신 접종 확대에도 올해까지는 해외여행이 쉽지 않아 하반기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인플레이션 현상과 금리 인상 전망 등 자산 시장의 환경 변화는 투자적 수요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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