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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광영재당(光榮在黨)





1957년 2월 중국의 마오쩌둥 국가주석은 ‘인민 내부의 모순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문제에 대하여’라는 연설을 통해 ‘백화제방·백가쟁명(百花齊放·百家爭鳴)’을 역설했다. 온갖 꽃이 같이 피고 서로 다른 많은 학파들이 논쟁을 벌이듯 공산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말하는 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다(言者無罪)’는 다짐도 했다. 지식인들의 거침없는 비판이 시작됐고 급기야 언론 자유와 양당제 정치 체제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당황한 공산당은 같은 해 6월 인민일보에 ‘반우파 투쟁’ 사설을 실은 뒤 비판 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했다. 1966~1976년 문화대혁명 때는 중고등학생 등으로 이뤄진 홍위병을 앞세워 숱한 기업인과 관료·지식인을 모욕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결코 씻어낼 수 없는 중국 공산당의 흑역사들이다.

하지만 다음 달 1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리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모든 흑역사는 접어둔 채 공산당의 ‘영광’만을 강조할 듯하다. 입당 50년 이상인 노(老)당원 710만 명에게 주는 기념장도 ‘광영재당 50년(光榮在黨50年)’으로 작명했다. 직경 5㎝에 구리와 아연 합금의 휘장 하나를 주면서 ‘50년간 당에 있어서 영광’이라니 좀 지나친 감이 있다. 그래도 중국 젊은이들은 공산당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이다. 공무원이 되거나 국영기업에 취직하면 당원을 우대하기 때문에 공산당은 출세의 지름길로 통한다. 2019년엔 신규 당원 경쟁률이 14 대 1이 넘었을 정도다. ‘광영재당’이라니 씁쓸한 표현이다. 당에 있어서 영광이라면 당 밖에서는 좌절뿐이라는 말인가.



중국 공산당은 1921년 마오쩌둥 등 13명이 상하이에서 공산당 1차 전국대표대회를 가진 데서 시작됐다. 1950년 6·25전쟁 때는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항미원조(抗美援朝)’를 주장하며 대군을 투입했고 지금도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언제나 ‘반미친북(反美親北)’ 국가임이 분명하다. 미국과 중국 어느 편에 서느냐는 우리에게 필요조차 없는 물음이다.

/문성진 논설위원

/문성진 h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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