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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라피더스 황금주





2023년 말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계약을 맺자 미국 정치권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국가 안보와 핵심 기술 보호 측면에서 국익 침해가 우려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 계약은 1년 6개월을 끌다 지난달 19일 확정됐다. 일본제철이 별도 협정을 통해 미국 정부에 ‘US스틸 황금주’ 1주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양보안을 내놓은 덕분이었다. 이 황금주는 단 한 주만으로도 US스틸이 결정한 내용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효력을 갖고 있다.

요즘 일본에서 주목받는 ‘라피더스 황금주’도 비슷한 역할이 기대된다. 14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출자하는 조건으로 경영과 관련된 주요 사안에 대한 거부권이 포함된 황금주 발행을 요구할 듯하다. 다음 달 시행되는 정보처리촉진법 개정안에 따라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에 1000억 엔(약 9370억 원)을 지원하는 대신 라피더스의 황금주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라피더스 황금주 확보에 일본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마지막 희망인 라피더스가 외국 기업에 팔리거나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도요타·키옥시아·소니·NTT 등 일본의 주요 8개 기업이 2022년에 설립한 라피더스는 일본의 첨단 반도체 국산화 등 핵심 국가 이익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국익을 중시하는 미국의 연방의회도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반면 한국에서는 상법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와 소액 주주 권익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증시 레벨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국가 안보와 핵심 기술 보호를 취약하게 만든다면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라피더스 황금주 등을 참고해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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