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지 않은 채 주사기 바늘을 빼내 논란이 일었다.
28일(현지시간) 일간 필리핀 스타와 dpa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 프로토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보건부 성명은 현지 SNS에서 돌아다니는 동영상 때문이었다.
백신 접종 장면을 스스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이 동영상에는 간호사가 한 접종자의 팔에 주삿바늘을 꽂지만, 백신이 들어있는 주사기 피스톤을 누르지 않고 그대로 바늘을 뺀 뒤 반창고를 붙이는 장면이 담겼다.
논란이 일자 보건부는 성명을 내고 “명백한 접종 프로토콜 위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백신을 주사하는 이들에게 접종 과정에서 특별히 더 신경을 쓰고 주의할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부는 또 해당 접종자가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백신 접종소 측에 제시한 뒤 백신을 다시 맞아 해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프닝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언론은 전했다. 프란시스코 두케 보건장관은 “이번 일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 프로토콜이 즉각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해당 동영상이 찍힌 것으로 알려진 마닐라 인근 마카티시의 애비 비나이 시장은 “의료진이 1년 넘게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이번 일이 피로에 지친 의료진의 실수라면서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비나이 시장은 또 이번 일이 정부는 물론 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독려 캠페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1,000만명가량이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 중 250만명 이상은 두 차례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필리핀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39만7,000여명이다. 필리핀에는 이날 중국산 시노백 백신 100만회분이, 전날에는 모더나 백신 25만회분이 각각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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