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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차' 윤채영 "늘어지면 뒤처진다···'불안병' 덕에 여기까지"

2006년 첫해부터 2부 강등 '제로', 골프 하는 두 동생의 롤 모델

'열심히'보다 '꾸준히' 외국어 공부처럼 연습

日 투어 5년 차 "'우승하고 한국 간다' 첫해 각오 그대로"





윤채영(34·사진)은 올해 경기 용인의 기흥으로 이사를 했다. 기흥은 ‘골프 8학군’으로 불릴 정도로 연습 환경이 좋은 지역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주 무대인 윤채영은 사실 원래 살던 서울 집에서 생활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이사는 동생들을 위한 선택이었다. 11살 어린 남동생, 13살 어린 여동생이 모두 1부 투어 진입을 노리는 프로 골퍼다.

최근 만난 윤채영은 “골프 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이라며 동생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윤채영에게 2021시즌은 1부 투어로 벌써 16번째 시즌이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윤채영은 단 한 번의 2부 투어 강등도 없이 롱런 중이다. ‘미녀 골퍼’보다 ‘베테랑’ 수식어가 익숙해진 그는 “얼마 전 광고 촬영 현장에서 만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서요섭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이를 알게 됐는데 저보다 9살 어리더라”며 “‘올해도 시드 유지하자’ ‘우승도 해보자’는 생각들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10년 차쯤 됐을 때 아버지와 후원사 감독님의 권유로 일본 무대에 도전했는데, 그게 컸던 것 같다”면서 “새 무대에 적응하다 보니 벌써 일본 투어도 5년 차가 됐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에 지칠 무렵 완전히 환경을 바꿔 새 도전에 나섰던 것이 지금까지 경쟁력을 이어온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윤채영은 “일본 첫 해에는 힘든 몸을 이끌고 작은 방에 들어서면 눈물부터 나왔다. 적응은 어렵고 성적도 안 나는 시간을 반년 간 겪으니 그제야 좀 편해지더라”고 했다. 2017년 일본 투어 데뷔 이후 2019년까지 네 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하며 활약한 그는 지난해도 이토엔 레이디스 공동 3위 등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친동생들의 영원한 롤 모델로서의 책임감도 윤채영을 지탱하는 힘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 간에 워낙 살뜰히 챙겨주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더 즐겁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일본 선수들로부터 받는 자극과 현지 팬들의 남다른 응원도 빼놓을 수 없다. 윤채영은 “일본 선수들을 보면 ‘나는 프로페셔널’이라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다. 경기는 물론 갤러리·스폰서를 대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렇다”며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모든 대회를 따라다니며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나이 지긋한 팬들을 볼 때마다 힘을 얻기도 한다”고 밝혔다.

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2014년부터 줄곧 한 브랜드(야마하골프)의 클럽을 쓰는 윤채영은 골프를 외국어 공부처럼 해왔다. 날을 잡고 몰아서 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일상처럼 골프를 놓지 않는 스타일이다. 스스로는 “‘늘어지면 뒤처진다’고 생각해서 쉬어도 확 놔버리지 못하는 ‘불안병’이 있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설명했다.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상황에서 파 세이브를 해낼 때 ‘그래도 내가 투어를 오래 뛰기는 했나 보다’고 실감한다”는 윤채영은 “지금 당장 힘들다고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할까 봐 은퇴는 아직 생각하지 않는다. 돌아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그날까지 계속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으로 처음 갔을 때 ‘우승은 하고 한국에 돌아와야지’ 라고 마음먹었거든요.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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