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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미래를 앞서 보는 예측의 기술

박광석 기상청장

박광석 기상청장




우리가 미래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확한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주가 변동 예측이나 경제 성장 전망에서부터 날씨 예보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상황을 더 정확히 알고자 하는 노력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래 상황을 예측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다.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미래 예측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예측을 위한 모델이 활용되고 있지만 기상 분야에서 ‘수치예측모델’을 이용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컴퓨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모델을 이용한 수치 예보는 컴퓨터 개발 이후에나 가능해졌다. 수치예측모델은 공간적으로 촘촘한 격자별로 온도·습도·바람 등의 기상 변수를 짧은 시간 주기로 예측하고, 계산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만약 전 지구를 수평 10㎞, 수직 100m 간격으로 1분 단위로 계산한다면 10일 예보를 위해 수천조 이상의 반복 계산이 필요하다.



현대의 기상 예보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수치예보모델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모델을 개발해 사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 국가 중 9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여 년간 영국·일본의 모델을 도입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동아시아 대륙의 끝에 위치하는 우리나라는 공기의 흐름 변화에 따른 다양한 변수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외국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9년 동안 자체 기술을 이용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개발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수치예보모델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정확한 날씨 예보를 위해서는 우수한 수치예보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델에 입력하는 정확한 기상 관측 자료가 있어야 하며 수치예보모델의 결과를 해석하는 예보관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델이 산출한 결과를 날씨 예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인간의 분석과 판단이 개입돼야 한다. 과거 유사한 기상 사례와 비교하고 모델의 특성을 잘 이해해 그 결과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예보관의 능력이 날씨 예보의 완성도를 좌우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날씨 예측에 있어서 모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975년 자체 브랜드인 포니를 개발한 이후 기술력을 축적해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KIM을 토대로 기상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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