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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에 '7월 장마'까지··· 매년 역대급 기록 만드는 범인은?

역대 두번째 7월 장마…평년 8~14일 늦어

북쪽 찬 공기 유입에 한반도 못올라온 장마

기후변화 원인일 수 있지만 단정은 어려워

잦아진 집중 호우 등엔 기후변화 원인 유력

종료 시점은 안갯속…“많은 변수 고려해야”

비 오는 날의 우산 . /이미지투데이 제공




역대 장마 중 가장 길고 두 번째로 많은 비를 퍼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39년 만에 7월 장마가 찾아왔다. 6월이 아닌 7월에 이례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면서 장마의 원인과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에 이목이 쏠린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평년에 비해 8~14일 늦은 3일 제주를 시작으로 하루 만에 남·중부로 퍼져나가 우리나라 전체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올해 장마가 늦게 시작된 이유는 ‘블로킹’ 현상 때문이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 평년보다 오래 자리 잡으면서 장마를 일으키는 정체전선이 이에 막혀 북상하지 못한 것이다.

장마는 북쪽의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같은 고온다습한 기단이 만나 형성된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정체되면서 비를 뿌리는 것이다. 올해는 정체전선이 남쪽 아래에 오래 머물면서 장마가 예년보다 지체됐다. 기록적으로 길었던 지난해 장마 역시 블로킹 영향 때문이었다.

변덕스런 장마가 잇따르면서 원인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과성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학과 교수는 “기후변화가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판단하려면 적어도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균일한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근래에는 비가 적게 내린 해가 이어지기도 했고 동아시아 몬순 지역은 여름철 강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강수 강도와 변동성이 높아진 것을 놓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상청이 집계한 지난 48년(1973~2020년) 동안의 강수 통계를 살펴보면 해가 갈수록 장마가 오래 이어지고 더 많은 비를 몰고 왔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49㎜ 증가했고 강수 일수 역시 같은 기간 평균 0.04일 늘었다. 1시간 최다 강수량이 30㎜ 이상인 일수를 의미하는 집중호우 일수도 같은 기간 평균 0.01일 길어졌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팀장은 “기후변화는 보통 기온 상승을 포함하는데 기온이 상승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강수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의 방향과 강도 등이 변화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기후변화와 함께 강한 강수가 많아지고 장마의 시작 시기나 지속 시간 같은 부분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장마철에 나타난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한편 평년보다 늦게 시작된 장마인 만큼 언제 끝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흔히 늦게 시작한 만큼 늦게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사이에는 인과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상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정체전선을 북쪽으로 몰아내면서 끝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태양의 복사에너지 양인데 이는 해마다 일정한 태양의 고도각에 따라 결정된다. 해마다 특정 시점의 태양 고도각이 변화하지 않는 만큼 늦게 장마가 시작했다고 해서 늦게 끝난다고 결론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수면 온도, 북극 해빙 등 기압계 변화를 좌우하는 수많은 변수까지 고려하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시작과 종료는 태양에너지 외에도 북극권, 해양, 심지어는 성층권의 영향까지 받을 만큼 지구의 대기가 복잡한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기에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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