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삼천리(004690)자산운용이 국내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된다. 잔금 납입 등 최종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천리자산운용이 보유한 1조 6,000억 원 규모 운용자산(AUM)도 인수자에 넘어갈 예정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는 최근 국내 한 PEF 운용사와 삼천리자산운용의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맥쿼리펀드그룹과 삼천리가 절반씩 출자해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한 에너지 인프라 전문 운용사다. 맥쿼리 출신 전문 인력들이 주축이 돼 국내외에서 꾸준히 투자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재균 대표도 맥쿼리 출신이다.
2011년 맥쿼리가 회사 경영권을 삼천리에 넘긴 데 이어 2015년에는 보유 지분을 모두 삼천리에 매각하면서 삼천리가 삼천리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거래로 삼천리는 지분 90%를 새 인수자에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10%는 남겨두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삼천리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1조 6,000억 원 규모의 운용자산(AUM)도 새 인수자에게 넘어간다. 삼천리자산운용의 전문 사모 투자 운용사 라이선스도 받는 구조다. 올 1분기 말 기준 삼천리자산운용의 자산은 165억 원이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신재생에너지펀드 조성 사업에서 위탁 운용사로 선정돼 1,500억 원을 출자받았다. 이 출자금을 바탕으로 2,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비티에스제1호’를 결성해 풍력발전 업체 유니슨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천리그룹은 삼천리자산운용을 매각하면서 금융 투자업에서 손을 떼고 본업인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앞서 국내 1위 부동산 자산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 협상을 벌이다 불발된 후 약 1년 만에 새 인수자를 찾게 됐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삼천리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했다가 코로나19 여파와 가격 눈높이 격차 등으로 협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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