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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고독한 이부장의 비건 중국음식 체험기


※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비건으로 주문한 ‘가원’의 가지칠리소스




짜장면과 탕수육.

생각만 해도 푸근한 메뉴들로 수십년 간 변함 없이 사랑받는 중국음식점의 베스트셀러입니다.

하지만 지구 환경과 동물 복지를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라면 돼지고기가 핵심인 짜장면, 탕수육은 접근 불가였죠.

근데 이런 걱정이 필요 없는 비건 중국음식 맛집이 서울 망원동에 있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가 봤습니다. 바로 망원역 인근의 중국집 ‘가원’인데요.

고기와 해산물 없이 채소만으로 맛을 낸 중국요리, 육식주의자도 만족했을까요?

망원동 중국음식점 ‘가원’의 외관


지난 6월 말 이른 저녁에 찾은 서울 망원역 인근 중국음식점 ‘가원’의 내부는 여느 중국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돼지고기류, 쇠고기류, 닭고기류, 새우류 등으로 구분된 요리 메뉴들도 중국집에서 익히 보던 구성이네요.

메뉴판에서 따로 ‘비건’ ‘채식’이라는 표기는 찾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가원’에서는 손님들이 몇몇 요리와 짜장면, 짬뽕 등을 비건으로 주문하면 고기와 해산물을 빼고 만들어주세요. 이미 비건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래요. 근데 메뉴판에 따로 비건 주문이 가능한지 표시해주시면 더 좋겠단 생각도 들긴 하네요.

버섯 탕수육과 두부로 채운 칠리가지소스


일단 음식점에 가면 대표 메뉴부터 맛봐야겠죠. 가게에 들어오기 전 외부 유리벽에 당당히 붙어 있던 메뉴인 ‘버섯 탕수육’과 ‘가지칠리소스’부터 주문했어요.

표고버섯으로 만든 버섯 탕수육




제일 먼저 버섯 탕수육이 나왔네요. 튀긴 표고버섯과 새콤달콤한 탕수육 소스가 만난, 익히 예상했던 맛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표고버섯의 식감이 재밌네요. 쫄깃한 식감의 표고버섯은 비건 식단에서 고기 대신 널리 사용하는 재료로 특유의 버섯 향은 덤이에요.

으깬 두부로 속을 채운 가지칠리소스


이어서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듯한 요리인 ‘가지칠리소스’ 등장. 사실 중국집의 가지 요리는 튀김이든 볶음이든 실패하기 어려운 메뉴이기도 하죠. 가원의 가지칠리소스는 커다란 가지에 으깬 두부를 넣고 튀긴 다음 매콤달콤새콤한 칠리소스를 넉넉하게 부어줍니다. 일반 가지칠리소스는 가지 안에 다진 고기가 들어가지만 비건 메뉴는 가지 속을 다진 두부로 꽉 채운 게 특징이에요. 먹는 내내 ‘가지+두부’의 조합이 ‘가지+고기’ 콤보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가는 후반전에 드러납니다. 가지+고기 조합은 아무래도 먹다 보면 느끼하기 마련인데 비건 메뉴는 담백한 두부 덕분에 마지막 한입까지 느끼함 제로였어요.

채소와 두부로 맛을 낸 짜장면&짬뽕


요리를 맛봤으니 이제 식사 차례죠. 중국집 식사 메뉴의 양대 산맥인 짜장면과 짬뽕을 비건으로 주문했어요.

두부가 들어간 비건 짜장면. 비빈 다음에야 찍은 사진 죄송해요…


양파가 넉넉하게 들어간 짜장 소스와 면을 열심히 비비고 한입. 고기가 빠진 짜장면은 뭔가 심심한 맛일 거란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어요. 그간 살면서 몇백 그릇은 먹었을 익숙한 짜장면 맛과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고기의 빈 자리는 정육면체 모양의 튀긴 두부가 대신합니다. 말린 두부를 튀겨 고기 씹는 느낌을 냈고 짜장 소스를 듬뿍 빨아들인 두부가 맛에서도 열일을 하네요.

채수로 맛을 낸 비건 짬뽕


비건 짬뽕은 해물도 일체 넣지 않고 육수는 채소 육수(채수)를 사용한다네요. 양파와 호박, 버섯 등 채소가 잔뜩 들어가선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네요. 채소 위주의 깔끔한 국물 맛은 해산물에 돼지고기를 더한 묵직한 기존 짬뽕 맛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비건 짬뽕을 같이 먹은 에디터들은 친근한 라면 국물의 맛이 느껴지기도 했대요…

취향 따라 골라 먹는 중국음식


동물성 재료, 식물성 재료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중식당 ‘가원’은 각자 취향과 식성대로 즐기기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육식주의자에게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짜장면과 짬뽕을 맛보는 일은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무엇보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오징어와 새우가 빠진 중국음식도 충분히 맛있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알게 돼서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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