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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 30% 교차지원 희망..."문과생들 어쩌나"

올 3차례 치러진 모의고사 결과

이과생 주요과목 문과보다 우위

47%가 경영 등 상경계열 희망

최상위권 대학 경쟁 치열해질듯

문과생, 공통과목·영어 집중을

부산 용인고 고3 학생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부산=연합뉴스




올해 대학 입시에서 이과생 10명 중 2~3명은 인문 계열 교차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설문 조사 결과가 실제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예년에 비해 교차 지원을 원하는 이과생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게 입시 업계의 분석이다. 오는 11월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처음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올해 3차례 모의고사에서 이과생들이 수학을 비롯해 국어·영어에서 문과생에 우위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과생보다 점수가 높으니 이과생 상당수가 상위권 대학을 노리고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수시 수능 최저등급 충족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문과생의 입지가 정시에서도 더욱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입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가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과 ‘기하’를 택한 고3 및 N수생 등 수험생 3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31%가 ‘인문계 교차 지원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올해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에 따라 수험생들은 수학에서 공통과목(수학 I·II)을 치른 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보는데 보통 이과생은 ‘미적분’ ‘기하’를 택한다.

설문 조사 결과를 대입하면 이과생 10명 중 3명가량이 인문계 교차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문과생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과생의 최소 24%가 인문계 교차 지원을 고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기관의 통계 분석 결과도 비슷하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고3 이과생 1,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31.3%가 인문 계열 교차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적이 높을수록 교차 지원을 희망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경우 41.8%, 2등급을 받은 경우 34.2%, 3~4등급을 받은 경우 25.4%가 각각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상위권 이과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 지원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교차 지원이 상위권 대학을 가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에 비해 표준 점수에서 우위를 보이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고 교차 지원을 고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 중상위권 대학에 갈 실력인데 교차 지원을 하면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도 갈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위권 이과생이 대거 교차 지원에 나설 경우 서울 최상위권 상경 계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교차 지원을 고민하는 학생이 제일 희망하는 학과는 ‘상경 계열’이다. 교차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 중 47.3%가 경제학과 등 상경 계열 학과 진학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의학간호 계열의 인문계 모집단위(34.8%), 미디어케뮤니케이션 등 언론홍보 계열(7.1%), 국어국문학과 등 어문 계열(4.5%)이 뒤를 이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전망을 고려해 상경 계열을 선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미적분·기하 응시 학생의 교차 지원이 상당수 발생할 경우 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상경 계열(경제·경영학과) 모집단위와 통계학과·자율전공학과 등은 정시에서 합격선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교차 지원 열풍이 현실화될 경우 문과생은 수시에 이어 정시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과생들이 과도한 불안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막상 교차 지원을 하려면 이것저것 생각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설문 조사 결과가 실제로 이어질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그동안 공부해온 학습 패턴을 유지하면서 수능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소장은 “문과생이 불리하다는 논란은 이미 예상됐던 만큼 수능을 4개월 앞둔 시점에 너무 의식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면서 “공통과목에서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수시 최저학력 기준 충족을 위해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학습을 강화해 최대한 상위 등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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