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 등을 협박해 징역형이 확정된 협박범이 ‘몸캠피싱’을 통해 범죄자금 세탁에 가담한 추가 혐의가 드러나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최근 공갈·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언니(35)는 징역 1년6개월을, 김 씨의 형부 문모(41)씨는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선고 받았다.
김씨 등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이체받은 돈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로 바꾼 뒤 중국 거래소를 거쳐 조직이 관리하는 중국 계좌에 입금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의 자금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몸캠피싱’으로 협박해 갈취한 돈을 송금받아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몸캠피싱이란 원격으로 신체 노출을 유도한 뒤 이를 촬영한 동영상을 지인 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내는 범행 수법이다. 김씨 및 언니 부부 등이 자금 세탁에 관여한 사건 피해자는 28명으로, 피해 금액은 4억 4,480만원에 달한다.
김 씨와 김 씨의 형부는 조건만남을 빌미로 등 피해자로부터 402만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재판에서 계좌로 돈을 받아 환전했을 뿐, 피싱 범죄에는 가담한 바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단순 인출책이나 수거책 정도가 아니라 자금세탁을 통해 범죄수익을 외국으로 유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피해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김씨는 남편과 공모해 배우 하정우와 주진모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5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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