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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카카오페이 고평가 논란에 백지수표 낸 해외 큰 손만 '어부지리'?

카페, 공모가 논란에 IPO 일정 전면 중단

해외는 "상단 이상도 좋다"…백지수표 제시

"공모가 할인, 자금력 풍부 해외 기관에 유리"분석도





금융당국 발(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기업공개(IPO) 일정이 전면 중단된 카카오페이. 정작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은 좋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설명회 참여 기관 대부분이 가격이 얼마든 투자하겠다는 ‘백지수표(strike indication)’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 산정에 개입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지만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공모가를 조정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 있다. 일각에서는 자본력이 풍부한 해외 기관 투자가들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으면서 IPO 공모 일정이 일단 멈췄다. IB 업계는 금감원이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 및 공모가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를 재조정하면 비교기업 선정 및 할인율 등 증권신고서를 전부 뜯어 고치느라 공모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은 최근 공모주 시장에 뭉칫돈이 쏟아지면서 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변동성이 큰 공모주 특성상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다만 IPO 업계는 그런 상황이라도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은 의외라고 말했다. 공모 청약의 흥행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해외 기관들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가 해외 기관을 상대로 연 투자 설명회에는 여느 IPO 대어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큰 손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해외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란을 비운 백지수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넘겨도 청약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한 IB 관계자는 “해외 기관 대상 청약 유치 금액(가예약)이 공모가 최상단 기준 기업가치인 12조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며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가 해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IB 업계에서는 잇단 금감원의 IPO 제동이 성장성을 평가하는 데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공모가에 대한 평가는 결국 시장이 하는 것”이라며 “여러 IPO 특례 제도 도입에도 기업의 미래 성장성보다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면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성에 배팅해 성공적으로 미국 증시에 오른 쿠팡과 같은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공모가 할인이 결국 외국 투자자만 배불린다는 볼멘 소리를 내놓는다. 해외 기관들이 가격과 관계 없이 공모주를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자본력이 풍부한 외국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쓸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를 한 차례 낮춘 크래프톤도 애초 해외 반응은 좋았다”며 “공모가 할인이 더해지면서 해외에서 전부 투자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 설명회가 필요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일부 제기된 카카오페이의 고평가 논란과 달리 국내(기관투자자) 수요도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공모가까지 할인되면 국내 기관 뿐 아니라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 기관들의 청약 투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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