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에서 청부업자를 교민을 숨지게 한 50대 2명이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권모씨에게 각각 징역 22년과 1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교민 박모씨는 지난 2015년 9월 호텔 근처 사무실에서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청부업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청부업자는 박씨를 찾아가 "Who is Mr. Park?"(박씨가 누구냐?)이라고 물은 뒤 총을 여러 차례 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박씨가 운영하던 호텔의 투자자인 김씨가 박씨가 투자 이후 자신을 홀대한다며 범행을 결심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권씨에게 “킬러를 구해주면 5억원 혹은 호텔식당 운영권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권씨는 이를 받아들여 청부업자를 구해줬다.
1·2심은 두 사람에게 살인교사의 동기가 있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살인을 교사한 적이 없으며, 정범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에 대한 처벌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인들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으며, 박씨 사망 전후로 김씨가 권씨에게 돈을 보냈다며 살인 교사 혐의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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