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결선을 앞둔 열여덟 황선우(서울체고)는 메달 목표를 말하지 않았다. 그저 “제 기록 경신을 목표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상승세를 탈 거라 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는 말로 응원을 부탁했다.
‘제2 박태환’ ‘한국 수영의 새 희망’ 황선우가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올림픽이 처음인 황선우는 26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경영(競泳)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1분 45초 53의 기록으로 2조 5위, 전체 16명 중 6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27일 오전 10시 43분 8명이 겨루는 결선에서 메달을 노리게 됐다.
한국의 올림픽 경영 결선 진출은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32) 이후 9년 만이다. 황선우는 한국의 다섯 번째 경영 메달(박태환 금 1, 은 3개)에 도전한다.
경기 이후 황선우는 “어제 한국 신기록은 예상 못했다. 결선에서는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며 “출발이 좋아 기세를 몰아 열심히 잘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기록이 워낙 좋아 개인 기록만 뛰어넘어도 메달권을 바라볼 만하다.
황선우는 전날 오후 치른 예선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전체 출전자 39명 중 1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준결선 기록은 예선보다는 다소 처졌다. 황선우는 “체력이 조금 달리는 부분이 있는데 결선은 시간이 있으니 컨디션 관리 잘해서 끌어올리면 될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황선우는 경기장에 입장하는 걸음걸이부터 여유가 넘쳤다. 올해 세계 랭킹 1위 기록(1분 44초 47) 보유자 덩컨 스콧(영국)이 3번 레인, 올해 2위 기록을 가진 톰 딘(영국)이 5번 레인이었다. 황선우는 그 사이인 4번에서 양쪽의 견제를 받으며 레이스를 펼쳤다. 첫 50m 구간을 2위, 100m 구간은 4위권, 150m 구간을 3위로 돈 황선우는 마지막 50m 때 굳이 무리하지 않고 5위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전체 1위 기록을 낸 스콧(1분 44초 60)과의 격차가 0.93초로 크지 않다. 결선에서 7번 레인에 설 황선우는 “수심 3m 풀에 적응도 잘 해왔고 도쿄에 와서 스타트 연습도 많이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주로 수심 2m 이하의 풀에서 기록 행진을 벌여온 황선우는 부력 영향이 커진 도쿄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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