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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세무사조차 손놓은 '누더기 세제'···정치논리 멈추고 조세원칙 세워야

[창간기획-리셋 더 넥스트]

<4>비정상의 정상화 - 조세저항만 부르는 핀셋증세

양도세·종부세 등 징벌적 과세에

부동산 투기 못 잡고 시장만 왜곡

전세계 최고 수준 상속세도 방치

기업 매각 줄이어…국가 경쟁력 뚝





현 정부가 몰아붙인 징벌적 과세의 부작용이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집권 여당과 정부가 합심해 사지도, 팔지도, 갖고 있지도 못하게 취득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를 대폭 강화하면서 매물 잠김으로 가격은 급등하고 증여만 늘었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원칙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정부는 확장 재정 재원을 마련하려고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구간을 쪼개는 ‘핀셋 증세’로 세율을 높였다. 정치 논리가 경제 원리를 지배하면서 조세저항만 불러와 누더기 세제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8월 국회에서 상위 2% 종부세 개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조세소위원회가 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일본·프랑스·독일 등 보유세·부유세 제도가 있는 국가 중 공제 금액 등을 비율과 연계해 운영하는 사례는 단 한 곳도 없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당론으로 2% 종부세를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4월 재보궐선거 참패를 의식해 8월 국회에서 강행할 움직임이 엿보인다. 지금까지 조세소위에서 만장일치로 넘겼던 관행마저 깨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주택자 양도세 역시 공제액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면서 오히려 장기 보유할 때 줬던 혜택은 깎으려 하고 있다. 정권 마지막 해까지도 비정상적인 세법을 만드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 세율을 6%, 양도세 중과 75%, 취득세 12% 등으로 대폭 올리자 올해 보유세가 확정되기 직전인 4월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3,039건으로 월간 최다를 기록했다.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자식에게 증여하는 버티기 현상이 커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원칙”을 말했지만 정책은 ‘양도소득=불로소득’이라는 정치 철학으로 인해 그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을 세제를 통해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며 “보유·취득·처분 단계의 3개가 결합돼 지나치게 과세하는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인 상속세도 정치 논리로 방치돼 있다. 50%에 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되면 60%여서 실질적 부담이 크다.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있지만 매출액 요건, 업종 변경 제한, 고용 유지 등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사후 관리 요건을 추가로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중소기업계에서 매년 기재부로 전달된다. 상속세 부담에 중소·중견기업의 1세대 창업자들이 은퇴하면서 기업을 매각하는 일이 번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세금은 글로벌 기준과 추세를 벗어나면 안 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3개국이 상속세가 없다”며 “가업 상속은 세율을 대폭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기업 감세가 투자를 유인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법인세율도 높였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법인세 과표 구간이 유일하게 4단계(2억 원 이하 10%, 2억 원 초과~200억 원 이하 20%, 200억 원 초과~3,000억 원 이하 22%, 3,000억 원 초과 25%)로 가장 많다. 미국·일본 등 32개 국가는 단일 세율 체계를 택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2개국은 2개 구간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법인의 소득은 최종 수익이 아니라 주주들의 몫이 거쳐가는 중간 기착지”라며 “법인세는 단일 세율이 맞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되며 일반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다”고 밝힌 후 고소득층을 겨냥한 핀셋 증세는 본격화됐다. 올해 반도체 등 3개 핵심 전략 기술의 세액공제율을 대폭 높여주겠다고 했지만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친 세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 고소득자의 세 부담은 9조 원 늘어났다. 반면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는 37%에 달하고 법인세 대상 중 49%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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