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건강한 일반인보다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에게 더 해로운 독(毒)일 수 있다. 혈관의 확장, 땀 배출량 증가 등은 만성 질환자 건강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압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무더위로 인한 혈관 확장을 조심해야 한다. 혈류가 일정한 상태에서 혈관이 확장하면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감압제 자체가 혈관 확장제 성분이기 때문에 감압제를 복용하면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거나 혈압 하강에 따른 증상을 더 느끼기 쉽다"며 "심할 경우 실신이나 낙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 질환자는 폭염으로 인한 땀 배출을 신경 써야 한다.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린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가 진행돼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뛴다. 자연히 심장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김 교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나 심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폭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 역시 무더위 속 수분 배출량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환자가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포도당과 더불어 수분이 소변으로 많이 배출된다. 이 때 식사량이 활동량에 비해 불충분 하거나, 다른 혈당 강하제를 병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저혈당이 발생 할 수 있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저혈당이 되면 온몸이 떨리고 기운이 빠지는 증상과 함께 식은 땀이 나거나 심장이 뛰면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설탕물을 100cc 정도 마시거나 알사탕을 2~3알 먹어야 하고, 만약 의식이 없으면 즉시 병원에서 응급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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