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진영 전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이 "젊은 시절부터 출세해서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서 다니던 사람은 모르는 서민의 고뇌가 있다"며 음주운전을 비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주 한 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선 경쟁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음주운전 범죄 경력자의 공직기회 박탈’을 주장한 데 대한 반응이다.
박 대변인은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열패자나 사회적 낙오자를 구제하는 것이 진보의 기본 정신"이라며 "한 번의 실수를 천형처럼 낙인찍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민식이법 등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아주 잘 한 일이지만,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는 데 활용하면 그 법의 진정성이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후 해당 글을 '친구에게만 공개' 상태로 바꿨다. 박 대변인은 해당 글을 올릴 당시에는 이재명 캠프에 소속되지 않았지만, 이후 열린캠프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같은 발언은 뒤늦게 여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2일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어려운 서민의 애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는 실패로 돌아갔다"며 "되레 음주운전 당시 이재명 후보가 경력 십수년의 변호사였다는 점만 도드라져 보인다"고 꼬집었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 최악의 망언이 이재명 캠프에서 터져나왔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에 준하는 범죄"라며 "어디 옹호할 게 없어서 음주운전을 옹호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그동안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비싼 외제차를 모는 부유층이었다"며 "이재명 후보와 이재명 캠프는 전국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