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입대, 심지어 전사 장소까지 같았던 형제가 70년 만에 무공훈장도 함께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은 6·25 전쟁 당시 강원도 일대에서 전사한 고(故) 안석열·석길 형제의 화랑무공훈장을 지난달 29일 조카인 안봉순 씨에게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남다른 우애로 결혼도 합동결혼식으로 치렀던 형제는 식을 마친 지 사흘 만인 지난 1952년 3월 13일 함께 입대했다. 군번도 형이 ‘8807115’, 동생은 ‘8807116’으로 붙어 있었던 형제는 3사단 22연대 1대대에서 함께 지냈다. 형은 1952년 9월, 동생은 이듬해 7월 공교롭게도 모두 강원도 김화군 원덕면에서 전사했다.
전투 과정에서의 공훈을 인정받아 둘 다 무공훈장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전후 혼란 등으로 유족을 찾지 못해 훈장을 전달하지는 못했다. 이후 육군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이 무공훈장 미수훈자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과 이름의 첫 글자가 같은 두 사람이 부대도 같고 군번도 끝자리 숫자 하나만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거주표(지금의 병적기록표) 등을 토대로 형제임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형제의 유족을 수소문해 조카 안 씨를 찾았고 안 씨는 두 형제의 조카임을 확인하는 기록을 찾아 무공훈장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안 씨는 “작은아버지 두 분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할머니한테 들었다”며 “7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나라에서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고 찾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ewsroo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