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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제도
도심개발 마용성 '0', 택지는 갈등만···'공급폭탄' 맞나요

■공수표 된 공공주도 공급대책…시장만 흔든 정부 '말잔치'

2·4대책 '도심복합사업' 외곽에만 치우쳐 수요흡수 한계

목표부터 내지른 8·4대책도 지구지정은커녕 1년째 잡음

전문가들 "공공만으론 한계 뚜렷…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 ‘2·4 공급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복합 사업’을 통해 확보한 서울 내 공급 가능 물량은 현재까지 총 41곳 후보지의 4만 8,104가구다. 오는 2025년까지 목표로 한 11만 7,000가구의 41.1% 정도로 양적으로는 선방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41개 후보지의 거의 대부분은 은평(9곳), 강북(9곳), 도봉(7곳) 등 외곽에 치우쳐 있고 시장에서 기대했던 강남권 후보지는 한 곳도 없다. 강북 내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공공 주도의 공급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며 지난해 8·4 대책과 올해 2·4 대책을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성과는 초라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8·4 대책으로 13만 2,000가구, 2·4 대책으로 61만 6,000가구 등 수도권에서 74만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민간 주도의 공급 방식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 외곽 10곳에만 ‘쏠림’, 말잔치2·4 대책=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 3,000가구 등 수도권에서 61만 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5대 광역시까지 포함하면 83만 6,000가구 수준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116곳의 후보지에서 24만 9,300가구의 공급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결국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공공 정비 사업의 경우 2·4 대책 이전에 추진하던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에서 소규모의 성과를 내고 있을 뿐 2·4 대책을 통해 제시한 ‘공공 직접 시행 정비 사업’은 후보지조차 언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공재건축은 4곳(1,537가구)만 참여해 생색내기 수준이고 그나마 호응이 있는 공공재개발도 최대어로 평가받는 흑석2구역(1,310가구)에서 개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지역별로 진척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서울 41곳 등 52곳(7만 1,000가구)의 후보지를 확보한 2·4 대책의 핵심 ‘도심 복합 사업’ 또한 지나친 외곽 편중으로 대기 수요를 끌어안는 데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25개 구 중 한 곳이라도 후보지를 낸 곳은 고작 10개 구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낮은 서울 외곽 중심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마용성 등 15개 구는 후보지가 전혀 없는 데다 앞으로도 참여 가능성이 요원하다는 반응이다. 1만 7,000여 가구 공급이 가능한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의 경우 서울에서 20곳의 후보지를 확보했지만 후보지별로 공급 가능 물량이 적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수준이다.



◇8·4 대책 1년째 성과 ‘제로’…민간 주도로 전환”=발표 1년째를 맞은 8·4 대책은 더욱 처참한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주민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목표부터 내지른 탓에 사업 추진은커녕 주민 설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는 13만 가구 중 3만 3,000여 가구를 신규 택지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천정부청사의 경우 이미 공급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체 부지를 찾는 중이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마포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 용산구 캠프킴,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막혀 있다. 지구 지정은커녕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대책 발표에 급급하다 보니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건너뛰어버린 탓이다. 교통난, 녹지 훼손 등 반대 논리에 대응할 명분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예견된 참사’라는 반응이다. 애초에 공공과 민간이 보조를 맞춰 추진해야 할 주택 공급을 공공이 모두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민간을 죽이고 공공이 모든 것을 하겠다는 방향 자체가 잘못됐고 이런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인한 공공의 신뢰 상실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공급 대책을 통한 시장 안정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공이 개입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인 공급 자체는 민간이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민간 사업을 활성화하고 정부는 수익을 환원해 공공 주도 사업에 투입하는 식으로 서로 상생해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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