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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개물림에 나타난 ‘중대형견 입마개 의무화’…“목줄 착용 강제성 확보부터”

“개들 무게 따라 공격성 달라지나” 비판 이어져

개물림 사고 대개 목줄 착용 안 한 상태서 발생

“목줄 착용 않는 견주가 입마개 착용할 리 없어”

/연합뉴스




지난달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고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일정 무게 이상의 모든 중형견에게 입마개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 중인 가운데, 중형견을 키우는 견주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개의 무게에 따라 입마개 의무화 기준을 두는 것은 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일정무게 이상 개가 맹견에 포함해 외출 시 입마개를 의무화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게를 기준으로 맹견의 범위를 넓혀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등록된 맹견 5종(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드와일러)만 입마개 의무 착용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들여다본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모든 중대형견은 위험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다른 시민들에게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주에서 진돗개를 키우는 조 모(29) 씨는 “덩치가 큰 강아지들이 작은 강아지보다 온순한 경우가 많은데 무게에 따라 맹견으로 분류하고 입마개를 씌우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사람이 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공격성이 높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판했다.



애초에 개물림 사고들은 입마개 착용 여부가 원인이 아니라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아지의 무게와 상관없이 목줄 착용 여부 등 반려견이 견주의 통제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은 외출 시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문경 사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개물림 사고들은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 2017년 가수 최시원의 가족이 기르는 프렌치 불독이 50대 여성을 물어 패혈증으로 사망했던 사고 당시에도 개가 목줄을 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무게를 기준으로 맹견을 분류하고 입마개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목줄 착용 의무화의 실효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목줄 미착용이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그마저도 단속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도시가 아닌 교외·시골 지역에서는 반려견들에게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데다 과태료 부과마저 쉽지 않아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김 모(31) 씨는 “고향에 내려가면 길에서 개들이 목줄도 하지 않은 채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개들에게 목줄을 착용하지 않는 견주들이 입마개 의무화를 지킬지는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려견 문화가 성숙한 도시와 상대적으로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교외·시골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제적으로 관할 지역 내 견주들을 상대로 계도·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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