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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y]생산기지 분산에 칩 단가 상승…역대급 가격 인상 빼든 TSMC

■고객사에 "최대 20% 인상" 통보

美·日·獨 "팹 건설" 요구에

3년간 117조원 대규모 투자

생산기지 분산→단가 상승

이익률 하락 전망에 값 올려

'가격 올려도 우리 찾을 것'

압도적 1위 자신감도 한몫

삼성 등 경쟁사엔 기회될 수

/연합뉴스




“몇천억 달러의 비용을 오랜 세월에 걸쳐 투입하더라도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만으로 TSMC의 해외 공장 진출 문제가 해결될 리는 없습니다." (류더인 TSMC 회장)

전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제조사)인 대만 TSMC는 각국의 투자 러브콜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생산 기지가 밀집된 자국에서 세계 각지로 흩어질 경우 생산 비효율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TSMC가 이 같은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또다시 칩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압도적 점유율을 앞세워 최대 20%까지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한 만큼 최종 제품에 가격이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설명


‘역대급 인상’ 뒤엔 ‘역대급 투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5일 칩 가격을 최대 20% 인상할 것이라고 대만 고객사 등에 통보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12㎚, 28㎚, 40㎚ 등 대부분의 웨이퍼에 가격 인상이 적용된다”고 전했다. 가격 인상 폭이나 시기 등은 기업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에 걸쳐 이뤄진 10% 이상의 인상 이후 수개월 만이다. 특히 20%의 인상률은 역대 최고다. TSMC의 한 관계자는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인상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사실상 팩트로 확인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팹 분산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가 ‘역대급’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닛케이는 “TSMC가 올해부터 3년간 약 11조 엔(117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데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어 수익 악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새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생산 단가가 올라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올 2분기 TSMC의 영업이익률은 39.1%로 매우 높지만 1년 전(42.2%)보다 소폭 떨어졌다. 고비용 구조인 미국 공장 등이 가동되는 오는 2024년부터는 이익률 악화가 더욱 눈에 띌 수 있다.


美 인건비는 대만의 5배…고비용 헷지용 인상

TSMC는 6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팹을 짓고 있다. 최근에는 TSMC가 애리조나 팹을 최대 6개 라인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여기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자국 생산을 강조하면서 TSMC의 투자 계획도 대폭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일본·유럽 팹 건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서는 당초 이바라키현에 새 연구개발(R&D) 거점을 짓기로 했고 최근에는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팹을 건설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팹 확장이 이렇게 확정되면 전체 매출의 96%가 대만 팹에서 나오는 TSMC의 수익 구조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만 해도 엔지니어 인건비가 대만의 5배 이상이라는 말이 있다. 대만은 클러스터가 잘돼 있어 비용 측면에서 누수가 없지만 미국·유럽 등은 상황이 딴판이다. TSMC의 잇따른 칩 수주 가격 인상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한다.


파운드리 1위의 자신감 분석도

이번 인상에는 TSMC의 절대적 위상도 작용했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4%에서 올 1분기 55%로 늘었다. 파운드리 호황으로 1위 업체인 TSMC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음이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칩 공급난으로 TSMC의 협상력도 높아졌다. 실제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나서는 실정이다. 닛케이는 “TSMC가 긴급 증산으로 반도체 공급난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가격을 올려도 TSMC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이 이번 인상에 한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TSMC의 가격 인상으로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여지가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TSMC의 수주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다른 파운드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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