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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버림받았다"…공군 李중사 모친의 절규

가림막 친 피고인석 향해 "지은 죄만큼 벌 내려달라" 호소

유족 중 처음으로 법정 진술…재판 중 실신해 실려 나가

군사법원, 내달 8일 변론 종결…군검찰 구형 진행 전망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고(故) 이 모 중사의 모친이 법정에서 딸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성추행 가해자 장 모 중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7일 오후 열린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중사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이 중사 모친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석에 앉은 A씨는 "군인들 군화소리나 딸 아이가 갑자기 집에 찾아올 때마다 번호키를 누르곤 했던 소리(환청)가 시시때때로 들려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다"고 운을 뗀 뒤 "우리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웠는지 저기 앉아있는 저 사람(장 중사)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생전 딸의 피해 호소 중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군 검사의 질문에는 "딸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성추행 사건이)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 힘들다고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딸이) 어느 날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센터에 전화하고, 상담관에게도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고 말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더니, 딸이 두 손을 올리면서 '엄마 나는 자살은 안 해'라고 말했다"며 "그때 죽고 싶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했는데, 씩씩하게 이겨낼 거로 생각했는데…"라며 흐느꼈다. A씨는 "우리 아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버림받았다"며 가림막이 쳐진 피고인석을 가리키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해자가) 지은 죄만큼 벌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이 중사의 유족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서 진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장 중사가 앉은 피고인석이 증인석과 방청석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을 친 채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발언하는 내내 흐느껴 울거나 몸을 떨던 A씨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실신해 실려 나갔다.

이에 앞서 공판 중 이 중사의 오빠가 방청석에서 피고인석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달려 나가는 등의 돌발 행동으로 재판부에 의해 퇴정 조처됐고, 공판이 끝난 뒤에도 부친 등이 장 중사를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법원 측은 장 중사를 피고인 출입구 대신 재판장 출입구를 통해 이송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달 8일 오전 10시 3차 공판에서 장 중사 사건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같은 날 군검찰의 구형도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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