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대표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 재출시하려고 했지만 애플이 퇴짜를 놨다. 앱 마켓 사업자가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 열흘 만이다.
9일(현지 시간) '포트나이트' 공식 트위터 계정은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포트나이트의 개발자 계정을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한국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이 통과함으로써 에픽게임즈는 자체 결제 시스템과 인앱 결제 시스템을 병행하면서 재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애플 측은 성명을 통해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 스토어 심사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계정을 복원할 수 없다”며 “다른 개발사들처럼 똑같은 규칙에 따를 경우 앱스토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자체적인 앱 심사 기준을 갖추고 있는데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구글 갑질 방지법이 우리나라에서 통과됐다고 해서 앱 심사 기준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애플 등 양대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방식에 맞서 싸워왔다 애플 측에서 포트나이트에서 게임 내 재화 구매를 앱스토어가 아닌 자체 경로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 '정책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앱스토어에서 퇴출한 게 발단이 됐다. 이후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스포티파이 등 기업과 함께 연대해 미국 앱공정성연대(CAF)를 결성하는 등 저항 전선을 구축해 왔다. 지난 달 우리나라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이 통과되자 에픽게임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팀 스위니는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개발자들은 자랑스럽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며 환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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