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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Insight]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시행을 대하는 구글과 애플의 상반된 자세

애플 "이용자만 사기위험 노출"

법준수 표현없이 기존입장 고수

인앱결제 우회 게임 출시 차단

한국 법체계 무시 뉘앙스로 읽혀


앱 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14일부터 시행됐다. 같은 법안을 대하는 구글과 애플의 온도차는 선명하다. 개정안이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 법안의 표적이었던 구글은 “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애플은 이날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지난 달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할 때 내놨던 기존 입장을 고수할 뿐이다.





애플의 ‘기존 입장’은 “개정안은 이용자들을 사기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며 고객 구매 관리를 어렵게 만들어 이용자 신뢰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법을 따르겠다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애플은 이어 “한국에 등록된 48만 명 이상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애플과 8조5,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 왔다"며 "그들이 앞으로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단락이 의미심장하다. 보안 악화에 따라 앱 거래가 침체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개발사들은 이를 마음 편히 바라볼 수 없다. 애플은 이미 인앱결제 강제에 반발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국내 재출시를 막아섰다. 앱스토어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게임 출시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앱 심사 권한은 애플에게 있으니 국내법과 상관 없이 인앱결제를 우회하는 앱은 출시하지 않으면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의 법체계를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로 읽히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앞서 소개한 애플의 ‘입장’은 사실 한국을 향한 것도 아니다. 애플은 개별 국가를 상대로 입장을 내지 않는다. 기업이 국가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실 애플이 한국의 법을 무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플코리아는 2016~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해 지난 3월 과태료 3억 원의 처분을 받았다. 법인과 임원 또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당시 애플은 네트워크를 차단해 ‘네트워크 장애’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몸싸움을 벌이며 진입을 막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구글과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들에게 법 준수를 위한 이행계획을 제출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애플의 행태를 감안할 때 협력할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고압적인 AS 정책으로도 국내외에서 비난 받고 있다. ‘본국’인 미국에서도 이를 문제삼아 애플의 AS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행정명령이 발표됐다. 한국 국회에서도 전날 수리권 보장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팀 쿡 애플 대표는 올 초 ‘중대발표’로 ESG 강화를 외쳤지만, ESG의 ‘S(Social)’과 ‘G(Governance)’는 잊은 듯하다. 애플은 높은 고객 충성도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이 같은 태도를 한국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참아줄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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