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한가위 민심 잡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호남을 향하고 있다. 연휴 끝난 직후 오는 25~26일 호남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이 열릴 예정이어서다. 호남은 권리당원만 총 20만 1,532명으로 전체 권리당원의 28.6%에 달해 경선 중반부 중요한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승리해 역전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호남에서도 과반승리를 이어가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광주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 정신의 본향인 호남에서 정권을 확실히 재창출해낼 이재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전일빌딩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헬기 기총사격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 지사는 “벽과 바닥에 박힌 245개의 탄흔이 역사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발포명령자도 처벌받은 자도 없다”며 “군복이 사라진 자리에는 ‘법복 입은 전두환’이 활개치고 있다. 다시 한 번 호남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8일에는 광주·나주 지역을, 오는 19일에는 전주·새만금 지역을 잇달아 찾으며 전남·북 표심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일찌감치 텃밭 다잡기에 매진했다. 지난 4~5일 진행된 충청권 경선이 끝난 직후 다른 주자들이 대구·경북·강원 지역에 공 들일 때 이 전 대표는 호남권 맞춤형 공약을 연달아 내놨다.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권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의원직 사퇴’를 깜짝 선언하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9~10일에는 전남·북을 두루 다니며 지역 민심을 챙겼다.
이 전 대표의 승부수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은 “국민들이 이 전 대표의 진심과 절박함에 반응하고 있다. 호남은 그 속도가 더 빠르다”며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반등해 이 지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무등일보 의뢰를 받아 진행한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44.1%로 조사돼 35.4%를 받은 이 지사를 제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전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호남 경선 1위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광주 민심이 저에게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호남 경선에서 1등을 하고 표차를 더 벌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오는 19~20일에는 광주를, 21~22일에는 전북을 누비며 지역 유권자들을 찾아다닐 예정이다.
다른 주자들도 연휴 기간을 활용해 호남 공략에 나선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읍·군산·익산 등 전북 지역을 방문했다. 18일에는 광양·순천·여수 등 전남권을 찾는다. 박용진 의원은 오는 19일부터 4박5일동안 호남에 상주하며 민생 행보를 펼칠 계획이다. 김두관 의원 역시 오늘 18일 여수·순천·광양을 방문해 호남 집중유세에 나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