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까지 115개 대회의 문을 두드려야 했지만, 두 번째 우승은 5개 대회면 족했다. 이번엔 ‘메이저’ 왕관까지 썼다.
김수지(25·동부건설)가 또 한 번 ‘우승 동화’를 써내려갔다. 김수지는 10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타수를 지킨 그는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쟁쟁한 이름의 공동 2위 박민지(23), 임희정(21·이상 10언더파)을 2타 차로 제쳤다.
2017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김수지는 3년 동안 꾸준히 성적을 내며 시드권을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84위로 떨어져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이번 시즌 어렵사리 투어에 남은 그는 KG·이데일리 오픈에서 ‘114전 115기’로 첫 우승을 따내더니 한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이자 생애 첫 메이저 우승까지 달성했다. 우승 상금 1억 8,000만 원을 받은 그는 상금 랭킹 6위(6억 2,183만 원)로 올라섰다.
이날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수지는 10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1~2타 차이로 추격하던 박주영(31)과 김민선(26)이 10번 홀(파5)에서 각각 트리플보기와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종반에는 박민지와 임희정, 이소미(22)가 추격전을 펼쳤지만 11번부터 마지막까지 8개 홀에서 파 행진으로 흔들림 없이 타수를 지켜 정상 고지를 밟았다. 이소미는 1타를 잃어 9언더파 4위로 마감했고, 이날 3타를 줄인 안나린(25)이 7언더파 5위로 뒤를 이었다.
준우승한 박민지는 시즌 6승에서 3개월 동안 멈춰 있지만 공동 2위 상금 9,500만 원을 받아 14억 2,830만 원으로 KL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을 돌파했다. 종전 기록은 박성현(28)이 2016년에 쌓은 13억 3,309만 원이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공동 2위에 오른 박주영은 정규 투어 245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렸지만 5타를 잃고 공동 6위(6언더파)로 밀렸다.
1년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전 세계 랭킹 1위 박성현은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2오버파 공동 40위로 마무리했다. 첫날 2언더파 이후로는 2∼4라운드 내내 오버파 점수를 적어낸 그는 “나흘 내내 열심히 쳤다. 기대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잘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21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박성현은 “올해 남은 대회 최선을 다하고, 다음 시즌 대비 훈련을 일찍 시작해 꼭 이른 시일 내에 우승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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