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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치솟는 기름값에 주유소 가기 두렵다”…인플레 압력↑ 서민부담↑

이번 주 전국 평균 28원 급등한 리터당 1,687.2원

다음 주 1,700원 돌파 예상, 서울은 1,800원까지

3대 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대 고공행진 이어가

공급 부족·수요 감소에 100달러 도달 전망까지

서민·소상공인 부담 가중에 유류세 인하 나설까

뒷북경제




주유소 가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인데요.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28.3원 오른 리터당 1,687.2원을 기록했습니다. 4주 연속 상승세인데요. 특히 주 후반인 지난 15일 기준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10.2원, 최고가 지역인 서울은 리터당 1,792.8원까지 올랐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넘은 것은 2014년 말 이후 7년 만입니다. 다음 주에는 주간 전국 평균이 1,7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초만 해도 보통 휘발유 가격이 1,400원 초반 수준이었는데 무섭게 뛴 것이죠. 경유도 올 초 1,200원대 초반이었는데요. 이번 주 에는 리터당 1,483.6원으로 전주보다 29.2원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국내 기름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선행지표인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석탄, 천연가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딸리자 석유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하루 평균 석유 수요가 올해 17만 배럴, 내년에 21만 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 전망까지 더해졌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경기 회복과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OPEC 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의 산유국 협의체)는 11월 산유량을 하루 40만배럴 증산에서 더 늘리지는 않기로 합의하며 석유 증산에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2.8달러 오른 배럴당 82.0달러를 나타냈습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 역시 7년 만입니다. 1년 전(배럴당 42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97달러(1.2%) 오른 배럴당 82.28달러에 마감해 2014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브렌트유까지 이른바 3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국제 원유 가격이 일반적으로는 8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겨울에 100달러를 돌파한다고 분석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CNBC와 인터뷰에서 “모든 에너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가 역시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상했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다 국제유가도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세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2.5% 올랐습니다.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인데요. 10월 물가는 3%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치권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선심성으로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해줬는데 이 기저효과로 인한 상방 요인만 0.7%포인트입니다.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목표치인 2.0%를 넘어섰고, 정부와 한은 모두 연간 2%대 물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은이 발표한 9월 수입물가지수는 124.58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받아 8월보다 2.4% 상승했습니다.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내 최고 기록입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므로 물가 강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서민과 소상공인 부담이 커지자 유류세 인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 위기에 고유가까지 겹쳐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한 적극적인 구제정책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사례와 비교해봐도 유류세를 내려야 할 필요성이 충분한 만큼 유류세 15%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6개월간 15%, 이후 3개월은 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고민도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유류세 인하 효과 약발이 별로 체감이 안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친환경 에너지세제 개편도 추진하고 있는데 유류세 인하는 이와 상충 된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나마 세수 여건은 괜찮은 편입니다. 지난 2018년 유류세 인하조치 당시 10개월 동안 세수 감소액은 2조6,000억원에 달했는데요. 올해의 경우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크게 더 걷히고 자산시장 호황으로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보다 50조원 이상 세수가 증가한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낮춰 기름값 부담을 덜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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