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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억 시대-①] 열두 살 비트코인, 수천년 역사의 금(金)을 넘본다

가치 없는 디지털 화폐서 디지털 금(金)으로 진화

2009년 사토니 나카모토 50개 첫 채굴...측정 가격 9.4원

이후 12년 간 급등락 반복...자산 가치는 계속 올라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거침이 없다. 비트코인은 지난 20일 오후 전고점인 6만4,899달러(4월14일)을 돌파했다.원화 기준(빗썸) 가격도 8,0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은 이제껏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선 것이다. 투자자들도 흥분하고 있다. 반신반의했던 ‘비트코인 1억 시대’가 현실화하자 저마다 기대 섞인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비트코인 1억 시대가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과 정부,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디센터는 총 3회에 걸쳐 비트코인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진단하는 ‘비트코인 1억 시대’ 시리즈를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지난 2009년 1월 3일 최초의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개당 가격을 따질 수 없는 '무(無)가치 재화'였다. 소수의 마니아들만 관심을 갖던 싸이월드의 디지털 화폐인 ‘도토리’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올해 열두 살이 된 비트코인은 개당 1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천년에 걸쳐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金)의 지위에 도전하며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 ‘제로’였던 탄생기부터 1억원 돌파를 앞둔 현재까지 비트코인 12년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 첫 번쨰 비트코인 50개 채굴…첫 측정 가격은 9.4원


비트코인의 탄생은 조용했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를 작성해 세상에 공개했다. 나카모토는 백서에서 비트코인을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는, 순수한 개인 간 거래를 가능케 할 화폐'라고 소개했다. 이듬해 1월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개발을 완료하고, 최초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가치가 매겨진 건 2010년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생긴 이후다.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당해 7월 비트코인 가격은 0.008달러(약 9.4원)에서 0.08달러(93.96)로 10배 이상 상승했다. 1달러(약 1,200원)를 넘긴 건 2011년의 일이다.

첫 반감기 이후 5,500% 가격 상승


2012년 11월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겪으며 가격이 급등하고,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4년에 한 번씩 채굴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겪는다.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가격이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2011년 말 2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인 2013년 5월 111달러를 기록했다. 무려 5,500%의 상승률이다. 이 무렵 국내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문을 열면서, 원화-비트코인 간 거래가 가능해졌다. 2013년 12월에는 가격이 급등하면서 1,151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급등 배경에는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은행 계좌 동결이 꼽힌다. 키프로스 정부가 금융위기로 민간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고, 현금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체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2014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비트코인 가격 변화 차트./ 출처=빗썸


두 번째 반감기 이후 ‘암호화폐 붐’ 일어…67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비트코인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건 두 번째 반감기 이후다. 비트코인은 2016년 7월 반감기를 진행했다. 빗썸 기준 당시 가격은 67만 원이다. 2017년 1월 100만 원을 넘기 비트코인은 같은 해 중순부터 놀라운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2018년 1월 최고 2,598만 원을 기록했다. 2013년과 달리 2017년에는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거래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쉬운 UI·UX를 내세운 업비트도 이때 문을 열었다. 대중들이 쉽게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자 열기에 불이 붙었고, 가격 급등이 가능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유명세보다 정돈되지 않은 산업 인프라, 우후죽순 등장한 ICO로 인한 '폰지사기' 이미지 등이 가격에 악영향을 끼쳤다. 시기적절한 규제를 도입하지 않은 정부 당국의 방치도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 2월 비트코인 1,000만 원 선이 무너졌다. 같은 해 12월에는 최저 350만 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완전히 사양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같은 시기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등장, 하락장 투자가 가능해지며 가격 하락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암흑기 극복한 비트코인, 디지털 금으로 각광받으며 최고가 경신 랠리


2019년 들어 1,000만 원을 회복하면서 무난한 흐름을 보이던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순간 1,090만 원에서 540만 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같은 해 5월 세 번째 반감기를 겪으면서 부활했다. 2020년 5월 최고 1,210만 원을 기록한 비트코인은 5개월 뒤인 10월 1,580만 원을 넘겼다. 이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11월 2,000만 원, 12월 3,000만 원을 차례대로 돌파했다. 해가 바뀌어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올해 1월에는 4,000만 원, 3월에는 7,000만 원, 4월에는 국내기준 역대 최고가인 8,148만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각국 정부가 현금 유통을 늘린 게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했다. 현금 가치가 하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한 것이다.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던 비트코인의 가치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최고가 달성 후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 6월 3,300만 원까지 밀려났던 비트코인은 다시 한번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21일 오전 8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100만 원이다. 국제 시장에서도 최고가가 바뀌었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 6,623달러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 4월 기록한 6만 4,899달러다. 이번 가격 상승 배경에는 미국에서 출시된 비트코인 ETF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5일 프로쉐어와 발키리의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 출시를 허가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된 비트코인 ETF가 더 많은 개인과 기관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고래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축적도 상승 원인 중 하나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20일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총보유량은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거래소가 아닌 개인 전자지갑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매도 대신 장기 보유를 선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IT테크는 "선물 시장에서 숏(하락)대신 롱(상승)을 선택하고 있다"며 "시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더 상승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공포탐욕지수가 '극심한 탐욕'을 가리키면서 수익실현을 위한 단기 하락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 강세임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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