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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로 입사 4년 만에 훈장 받았죠"

[대한민국 명장을 찾아서] 철도 유지 보수 부문 김성호 코레일 책임연구원

남보다 늦은 입사 약점 극복하려

개선 제안 등 가시적 성과에 올인

'레일절손감지기' 선보이며 훈장

AI 활용한 까치집감지장치 개발도

"개인이 성과 내야 회사에도 이득"

철도 유지 보수 분야 대한민국 명장인 김성호 코레일 책임연구원이 대전시 중구 본사 앞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송영규 선임기자




입사는 동료들보다 7~8년 늦었다. 전공도 토목이 아닌 기계공학이다. 입사하기 전까지 철길 위에는 단 한 번도 서본 적 없었다. 온갖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입사한 지 4년 만에 훈장을 받았다. 지난 2019년 철도 유지 보수 분야에서 대한민국 명장 반열에 오른 김성호(54·사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술연구처 책임연구원 이야기다.

1999년 철도청 기술직 공무원으로 입사한 김 명장은 22년간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2003년 공무원창안대전 금상 수상으로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데 이어 2011년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2015년 직업능력개발 유공, 2018년 우수숙련기술자 선정 등 50여 건의 상장과 7건의 전국 단위 수상 이력도 가지고 있다.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김 명장은 25일 대전광역시 중구 코레일 본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 아버지가 다니시던 탄광이 폐광되면서 집안이 흔들렸다”며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직업훈련원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후 늦었지만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실업계 고교에 진학한 것은 그나마 다행.

사회에 나와서도 시련은 계속됐다. 가는 곳마다 직장이 사라졌다. 첫 직장이었던 대기업 하청 업체는 1997년 외환위기로 문을 닫았다. 일용직 6개월을 거쳐 들어간 대기업 계열사도 수익을 내지 못해 다국적 기업에 매각됐다.

1999년 입사한 코레일(당시 철도청)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김 명장은 동료들보다 입사가 7~8년 정도 늦다. 회사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철도 유지 보수 분야 대한민국 명장인 김성호 코레일 책임연구원이 대전시 중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전=송영규 선임기자


그가 택한 방법은 ‘차별화’. 그는 “남들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차별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수없이 개선 제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성과는 4년 만에 나왔다. 2003년 그에게 훈장을 안겨준 ‘레일절손감지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장비는 철도 레일의 끊어진 부분을 자동으로 발견하는 장치다. 그는 “철로에 이상이 생기면 보수를 위해 70~80㎏에 달하는 장비를 끌고 다니는데 그럴 바에야 지나가면서 변형이나 끊어짐 여부를 점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 장비로 훈장까지 받은 후 제안을 하면 모두들 달려와 경청하더라”고 설명했다.

김 명장은 최근 또 다른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까치집 검출 시스템’은 대표적인 사례. 까치는 집을 지을 때 나뭇가지는 물론 철사까지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철사가 철도 전선에 닿아 단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전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했지만 2018년 AI 기술을 활용해 열차가 지나가며 자동으로 까치집을 감지해 알려주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이런 수고를 덜었다. 요즘은 AI로 선로의 변형 여부를 알 수 있는 선로검착 시스템 개발과 레이더를 이용해 야간 작업 차량의 속도와 이상 여부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연구 과제도 진행 중이다.

로봇에 대한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김 명장은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 등을 통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지금은 국토교통부·대학 등과 함께 자율주행 선로 점검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력보다 중요한 것이 ‘필요’라고 강조한다. 대학에 가는 것도 좋지만 무엇을 위해 가는지 목표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김 명장은 “연구원 등이 아닌 이상 일반 직장에서는 석·박사 학위가 별로 쓸모가 없다”며 “그보다는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직장 와서 다녀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후배들에게는 ‘확실한 성과를 내라’고 조언한다. 성과가 나면 자기 만족도가 높아지고 다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참을 수 있는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직장에 목숨을 바치기보다 내가 하는 일에 개인적인 성과를 내야 동력이 생긴다”며 “연속적인 직장 생활을 위해서는 내 성과가 우선이 돼야 회사에도 이득이 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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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독자부 글·사진(대전)=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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