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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로마서 '종전선언' 올인...美·中부터 교황청·WFP에도 지지호소

[G20 참석한 문 대통령, 가는 곳마다 '한반도 평화' 강조]

한미 정상 2~3분간 짧은 환담서

바이든 "남북관계 진전" 평가

정의용, 미중 외교장관과 잇단 회담

이인영, WFP에 "北 민생해결" 촉구

지난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어깨에 손을 얹고 대화하고 있다./로마=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전방위로 요청했다. 문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함께 출국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역시 국제기구 수장 및 주요국 장관과 만나 ‘종전 선언’ 띄우기에 나섰다. 한미 간 종전 선언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난 상황에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합의안이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문 대통령부터 통일·외교 장관까지 광폭 행보=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29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대화 노력이 계속되길 바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30일 G20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조우했다. 한미 정상은 선 채로 2~3분간 대화를 나눴는데 대화의 핵심은 남북 관계 개선이었다. 문 대통령이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축원했고 방북 의사도 밝혔다”고 전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남북 관계와 관련해 “진전을 이루고 계신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이 장관은 문 대통령의 바티칸 교황청 방문을 수행하며 피터 코드워 아피아 턱슨 추기경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턱슨 추기경은 교황청 내 기후변화 이슈를 담당하는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이다. 이 장관과 턱슨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고 한국인의 염원인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황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또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 주민의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WFP가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호응했다.

정 장관 역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전방위로 움직였다. 정 장관은 2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정 장관은 “종전 선언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왕 부장은 “북한과 미국이 적시에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과 제안을 지지한다”며 정 장관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한미 간 시각차 드러난 ‘종전 선언’ 최종 결론은=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두고 격려의 말을 전했지만 종전 선언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는 여전하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26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논의와 관련해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핵심적인 전략적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일치한다고 전제하면서 각론에 대해서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남북이든 북미 문제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가야 할 길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단계적이어야 한다”며 아직 협의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미는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종전 선언 관련 협의를 더욱 진전시켰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당초 30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G20 정상회의 본회의 지연 등으로 인해 하루 연기했다. 한미 외교장관이 만난 것은 9월 22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이후 39일 만이다. 양국 장관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안정적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또 굳건한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역내 협력을 넘어 공급망, 코로나19 대응 등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한미 양국 외교 수장이 종전 선언과 관련해 진전된 의견을 내놓았지만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근접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정체된 남북·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양국 간 공감대에 따라 향후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된 대북 대화 제안책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를 위해 이달에도 여러 차례 회동했다. 지난 18∼19일 워싱턴DC, 23∼24일 서울에서 대면 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29일에도 전화 통화를 통해 종전 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북핵 수석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진전된 협의안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입장 등을 반영해 조만간 대북 대화 관여를 위한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곧바로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를 통해 종전 선언에 대해 일차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지만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여전히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버틴 이후에 대화의 장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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