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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타인의 기억, 감정까지 읽는다면…[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 첫 드라마 도전작, 애플TV+서 공개

진실 파헤치기 위해 타인 뇌 접속

KAIST서 자문, 과학적 가설 더해

배경 음악·감각적 공간 등 인상적

"원작에 의미 접목…매편 엔딩 기대"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의 한 장면.




‘밀정’,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는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그 작품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의 한국 시장 첫 진출작으로 공개된다는 소식에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소문만 무성했던 화제의 작품이 4일 애플TV+의 국내 서비스 개시와 함께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SF스릴러 ‘닥터 브레인’이다.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의 한 장면.


‘닥터 브레인’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감정을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 분)이 아내 재이(이유영 분)와 아들의 사고에 얽힌 비밀을 푸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고세원은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를 연구하는 뇌과학자로, 아들을 폭발 사고로 잃은 데 이어 아내는 슬픔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뇌동기화 실험에 성공한 세원은 진실을 찾기 위해 직접 여러 사람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타인의 습관과 감정까지 갖게 된다.

작품 공개를 하루 앞둔 3일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은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가족 미스테리 SF스릴러이자 기억 추적극”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원작 웹툰이 송곳처럼 날카로운 느낌의 질주극이라면 드라마는 의미와 재미, 흥미와 감동 등 여러 요소를 건져 올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위해 정재승 KAIST 교수의 자문을 거쳤다며 “이론적으로 뇌 속의 일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적 가설 하에 흥미롭게 몰입할 근거를 가져오려 했다”고 덧붙였다.

‘닥터 브레인’의 연출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김지운 감독.


‘닥터 브레인’은 김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 이선균을 비롯한 주요 배우들이 모두 김 감독과의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캐스팅에 응했다. 음악과 어우러진 감각적 장면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김 감독의 장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눈에 띈다. 세원이 임상 실험을 위해 타인의 기억에 들어갔을 때, 정적인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흐르는 가운데 돌로 무언가를 내리쳐서 피가 튀어 오르는 장면은 독특한 거리두기 효과를 발휘한다. 극 초반 세원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한 장면을 일시정지해서 표현한 장면도 허투루 넘기는 빈 공간 없는 구성을 보여준다.

그의 또 다른 강점인 미장센도 인상적이다. 세원이 생활하는 실험실, 집 등 주요 공간은 푸른 톤의 차갑고 어두운 색채로 감정이 없는 주인공의 성격을 전달한다. 반면 아내와 아들이 함께 생활하던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똑같은 집을 조명만 달리 해 따듯한 느낌을 표현한다. 다만 기억이 엉켜서 나타나는 환각 장면 등에 쓰인 CG가 다소 어울리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의 한 장면.


주인공을 맡은 이선균은 감정 표현이 없는 무미건조한 모습부터 타인의 뇌를 동기화하면서 감정을 획득한 이후의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열연한다. 김 감독은 간담회에서 이선균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스펙트럼이 넓고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뭐든 집어넣어 표현 가능한 배우라 생각한다”고 캐스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 동안 상대역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선균은 이번에도 안정된 연기를 펼쳐 보인다. 넷플릭스 ‘마이 네임’에 이어 OTT 시리즈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 박희순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김 감독은 박희순이 맡은 배역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면서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도 같이 하기 때문에 연륜과 섹시함을 겸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대역들은 동료 연구원 홍남일을 연기한 이재원이 주인공을 잘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한 것을 제외하면 감정 없는 주인공을 상대한다는 설정 때문에 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김지운 감독과 ‘닥터 브레인’ 출연진이 3일 열린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시간 짜리 영화를 만들다가 총 6시간 분량의 드라마를 만드는 일 자체가 처음이라 모든 게 다 새로웠다는 김 감독은 “영화에 비해 많은 것을 할 수 없는 제한이 있지만 정확한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점은 놓치지 않고자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긴 시간에 흥미와 힘을 떨어뜨리지 않고,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매 편 엔딩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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