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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아트레터] 데이비드 즈워너의 새로운 시도 ‘52 워커’

기존 갤러리 철학과 다른 실험적 전시 예정

"52워커는 아트페어 참가 않겠다" 선언

흑인 디렉터 에보니 헤인즈가 총괄책임자

세계 최정상급 화랑인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최근 뉴욕 트라이베카에 '52 워커(Walker)'라는 이름의 새로운 공간을 열었다.




세계 5대 메이저화랑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가 지난 달 말 실험적인 콘셉트의 독립공간 ‘52 워커(Walker)’를 뉴욕 트라이베카에 오픈했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쿠사마 야요이, 조안 미첼, 캐서린 번하드 등 거장부터 신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아티스트들을 전시로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회복되면서 데이비드 즈워너는 기존 화이트큐브 형태의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들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중이다. 새로운 성격의 갤러리 개관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작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아트(Platformart)’도 론칭했다.

최근 몇 년새 뉴욕에서는 흑인 아티스트, 디렉터의 돌풍이 거세다. 다른 메이저 화랑인 페이스(Pace)갤러리도 크리스티아나 보일 (Christiana Boyle)을 글로벌 온라인 세일즈 디렉터로 임명했고, 그녀가 기획한 그룹전에는 젊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뉴욕타임즈 등 대형 언론사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에 있는 박물관의 현대미술 섹션만 가도 흑인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뉴욕을 대표하는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의 현대미술 전시관에는 케리 제임스 마셸 (Kerry James Marshall), 은지데카 크로스비 (Njideka Akunyili Crosby), 조든 카스틸 (Jordan Casteel), 스탠리 휘트니 (Stanley Whitney), 레시드 존슨 (Rashid Johnson) 등의 작품들이 걸려있다. 이들 모두가 흑인이다. 근래 뉴욕에서 열리는 전시들과 다양한 미술기관들의 인사 시스템을 살펴보더라도, 지난 수십 년 동안 백인 남성 중심이던 뉴욕 아트 신이 그동안 소외당했던 인종·성에 대해 조명하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새롭게 론칭한 ‘52 워커’의 개관전으로 선보인 흑인 아티스트 캔디스 윌리엄스의 전시 전경.


이같은 경향은 데이비드 즈워너의 새로운 갤러리 ‘52 워커’에서도 엿볼 수 있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이곳의 총괄 책임자로 흑인 디렉터인 에보니 헤인즈(Ebony Haynes)를 임명했고, 첫 전시로는 ‘선(A Line)’이라는 제목 아래 흑인 아티스트인 캔디스 윌리엄스(Kandis Williams)의 신작을 소개하하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뉴욕 개인전이기도 하다.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인 ‘52워커'는 “기존 상업 갤러리와는 달리 어떠한 아트 페어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상업 갤러리의 대표격인 데이비드 즈워너의 새로운 시도인지라 현지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52 워커’의 전시장은 기존 데이비드 즈워너가 추구해왔던 모던하면서 엄숙한 화이트큐브의 갤러리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트라이베카에 있는 오래된 건물들 특성상 전시장 내부에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마룻바닥과 오래된 철 빔들이 자리 잡고 있다. 전시장 입구 멀리 중앙에는 캔디스 윌리엄스의 6개 TV 설치 작업 ‘Triadic Ballet’이 놓여있으며, 기다란 양 옆벽에는 춤추는 무용가들의 이미지들오 콜라주 된 평면 작업들이 걸려있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새롭게 론칭한 ‘52 워커’의 개관전으로 선보인 캔디스 윌리엄스의 전시 전경.


캔디스 윌리엄스는 LA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뉴욕의 명문 미술학교인 쿠퍼 유니언을 졸업했고 비디오·설치·평면·입체 작업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주로 인종, 내셔널리즘, 권위 등의 사회적 이슈를 서로 연관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번 전시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교에서 열렸던 그녀의 개인전의 연장선으로서 춤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 전시된 평면 작업들은 춤추는 무용가들의 개별적 형상이 복합적인 콜라주로 제작돼 있다. 작가에게 춤은 사회적 자극을 그대로 반영하는 수단이다. 말로 형용할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춤은 그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는 무형의 예술로서 발전해 왔다. 작가는 춤의 그러한 특성을 현대무용, 탱고 등 다양한 춤을 추는 다양한 시대의 무용가들의 이미지들을 통해 재해석한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새롭게 론칭한 ‘52 워커’의 개관전으로 선보인 흑인 아티스트 캔디스 윌리엄스의 콜라주 평면작업들.


또한, 콜라주 평면작업에서는 유독 흑인 무용가들이 많이 보인다. 이는 최근 들어 미국 내에서 상업용 광고에 춤추는 흑인 무용가들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 현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미국 광고업계도 백인 중심의 모델기용에서 다인종 포용으로 돌아섰다. 이처럼 그녀의 콜라주 작업에는 단순한 무용가들의 이미지들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맥락이 함축돼 있다.

‘52 Walker’의 전시 스케줄은 내년까지 꽉 짜여 있다. 소속은 데이비드 즈워너 산하지만, 독립적인 갤러리인지라 앞으로 어떠한 차별성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8일까지 열린다. /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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