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10%를 팔지 말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설문’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히려 주가 하락으로 수십조 원을 잃었다.
테슬라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16% 넘게 미끄러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따라 그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 가치가 이틀간 500억 달러(약 59조 원) 정도 감소했다고 9일(이하 현지 시간) 전했다. 세계 1등 부자인 머스크의 재산은 상당수 테슬라 주식으로 채워졌다.
머스크가 지난주 말 갑작스럽게 던진 ‘돌발 설문’ 탓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 회피 수단이 된다는 논의가 있다. 이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면 어떠한가”라는 설문을 올렸고 참여자 58%가 찬성한 만큼 실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량 매도 물량 출현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서둘러 테슬라 주식을 미리 팔아 치운 탓에 주가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화를 기대했던 머스크 입장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큰 돈을 잃은 셈이다. 앞서 CNBC는 머스크가 내년 8월 만기 예정인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에 필요한 세금 등 비용 150억 달러(약 18조 원)를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필요한 돈보다 3배 넘는 손실을 현재로서는 본 모양새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천슬라(주당 1,000달러대)’에 오른 테슬라에 또다시 ‘CEO 리스크’가 닥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의 선임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이날 “테슬라 주가는 변덕스럽고 흐름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면서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처럼 주식을 팔아 치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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