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 최대 세력을 결합시킨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 호남·중도층을 껴안을 인사도 거침없이 끌어들이고 있다. 조만간 선대위가 출범하면 중도와 반문 진보를 포괄하는 확장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최근 김 전 대표에게 가칭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제안하고 승낙을 기다리고 있다. 김 전 대표 측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윤 후보 측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며 “김 전 대표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통합위는 국민 통합을 목표로 국가 비전과 국정 운영 전략을 논의할 위원회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중도와 진보, 호남 인사를 껴안기 위한 그릇이다. 윤 후보 측은 국민통합위를 선대위와 별개인 후보 직속으로 설치해 힘을 싣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 직속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대표적 ‘비문·반문’ 인사인 김 전 대표에게 국민통합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은 중도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지난 1996년 15대 국회의원에 당선(전국구)됐다. 이후 2013년 민주당 대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나 탈당한 뒤 2015년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전 대표가 합류하면 동교동계 민주당과 현재 민주당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호남 지역 민심을 가져올 수 있다”며 “보수가 5·18 같은 불행한 역사와 관련 있지 않고 지금은 다르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합류하면 김 전 대표가 중도 반문 인사들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김 전 위원장으로 호남과 약자를 감싸는 구도가 형성된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시절 운영한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설치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선대위가 발족하면 중도·호남 확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통합과 중도 외연 확장 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은 바 있다. 호남 인사인 조배숙·주승용 전 의원 영입 추진설도 나온다. 앞서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지 선언을 했기 때문에 제 범주 내에서 후보 당선에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대위가 꾸려지면 여러 사람들을 함께 만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대위 1차 인선을 다음주 중반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통화로 논의를 마쳤으며 김 전 위원장과도 회동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구성과 조직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다"며 "후보의 인선 방안에 대해서 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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