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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앞 아기 두고…불 나자 홀로 대피한 엄마, 법원 판단은

檢 "유기·방임으로 아이 사망" 징역 7년 구형했지만

1·2심 이어 대법원도 “고의성·학대 증거 없다” 무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불이 난 집에서 생후 12개월의 아들을 구하지 못하고 홀로 대피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 자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B군을 즉각 구하지 않고 홀로 대피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재는 A씨 자택 안방 멀티탭 전선의 과부하로 인해 발생했으며, 당시 A씨는 작은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의 울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A씨는 안방에서 울고 있던 B군과 눈이 마주쳤지만 구조하지 않고 연기를 빼내기 위해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이후 A씨는 다시 방으로 갔지만 연기와 열기 때문에 B군을 구하지 못한 채 집을 빠져나왔다. 그는 1층으로 곧장 내려가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사이 불길이 더 번져 A씨와 행인 모두 집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B군은 연기를 흡입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검찰은 “화재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거리는 2m에 불과했고, 이런 상황에서 아기를 데리고 나온 다음 도망치는 게 일반적임에도 혼자 대피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A씨의 유기로 B군이 사망했다고 판단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에 A씨는 재판에서 “나름의 판단에 따라 아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구조하지 못한 것일 뿐 고의를 가지고 유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1심은 “A씨가 안방문과 현관문을 열면서 집 밖으로 새어나오던 연기가 거실쪽으로 급속히 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A씨가 처음 방문을 열었을 때 손잡이가 뜨겁지 않았고 B군의 얼굴이 보였다고 해도 A씨가 망설임 없이 안방으로 바로 들어가 B군을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바로 피해자를 구조하는 것보다는 현관문을 열어 연기를 빼낸 후에 피해자를 구조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나름대로 판단하고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되지 못했다는 점만으로 A씨에게 피해자를 유기한다거나 방임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밖으로 나오고 나서 119에 신고한데다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건물에 다시 들어갔다 나오기도 했다”며 “A씨가 피해자를 유기·방임 내지 학대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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