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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의 콘텐츠 승부수…'대중문화 심장' 美에 제작기지 확보

■'라라랜드' 제작사 품는 CJ ENM

이미경 부회장 넓은 인맥도 '한몫'

유럽·남미 등 글로벌 유통망 갖춘

엔데버 기획 능력·프로덕션 활용

질 높은 콘텐츠 제작시스템 구축

플랫폼 '티빙' 경쟁력 강화도 기대





CJ ENM의 엔데버콘텐트 인수는 한국의 드라마·영화 등 이른바 ‘K콘텐츠’를 전 세계에 보다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글로벌 베이스캠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인 미국에 콘텐츠 제작 기지를 마련한 것은 물론 엔데버콘텐트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 지식재산(IP)과 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의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다. 특히 이번 인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 가능성 등 4대 성장 엔진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약 2주 만에 나온 결과물로 CJ ENM이 그룹 내 문화와 플랫폼 분야의 대표적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은 드라마 등 IP를 이용해 오랜 기간 미국 등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직접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했지만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수년간 북미의 스튜디오, 우수 제작사를 인수할 기회를 모색해왔다. 엔데버콘텐트 인수는 그 수년간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역량의 스튜디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는 흔하지 않기에 소식을 접하자마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협상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엔데버콘텐트의 모회사인 엔데버그룹홀딩스를 이끄는 아리엘 이매뉴얼 최고경영자(CEO)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오랜 인연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매뉴얼은 지난 1995년 CJ그룹의 드림웍스SKG 투자 당시 에이전트로 활동한 바 있다.

엔데버콘텐트는 유럽·남미 등 전 세계 19개국에 거점을 두고 콘텐츠의 기획·제작·유통까지 자체 프로덕션 시스템과 폭넓은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유통망을 갖춘 대형 스튜디오다. 이를 기반으로 2017년 출범 후 약 4년 만에 HBO·BBC 등 각국 방송 채널, 넷플릭스·애플TV+·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뚫으며 성장해왔다. 제작을 앞뒀거나 기획·개발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는 300여 건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작가협회(WGA)가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를 동시에 계열사로 둔 엔데버콘텐트 측에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하면서 엔데버콘텐트가 매물로 나왔다.



CJ ENM 측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한 K콘텐츠의 공략에 엔데버콘텐트를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자체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한 히트작 리메이크 등의 콘텐츠를 엔데버콘텐트가 보유한 글로벌 OTT 및 방송 유통 경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엔데버콘텐트가 보유한 IP, 기획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CJ ENM이 보유한 국내, 아시아 지역 IP를 접목해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도 있다. 아울러 양 사가 보유한 프로듀서·작가진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해 제작 역량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크리에이터들의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콘텐츠를 양산할 제작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CJ ENM 측은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글로벌 OTT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티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CJ ENM이 구상하는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큰 그림도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CJ ENM은 이날 별도 공시를 통해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목적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효율적인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콘텐츠 확대를 통한 IP의 유통 등 수익 사업 극대화다. 이렇게 되면 K드라마를 기획·제작·공급하는 국내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새로운 스튜디오, 여기에 글로벌 제작 기지인 엔데버콘텐트까지 국내외에서 K콘텐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전방위 제작 네트워크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엔데버콘텐트 인수와 스튜디오 추가 신설을 통한 멀티 스튜디오 체제 변신은 CJ ENM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동서양 문화권을 포괄하는 초격차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수를 통해 이 회장의 뉴비전 선언 이후 CJ그룹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보이고 있는 과감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CJ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비전 발표 닷새 만에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6%를 2,677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CJ ENM이 9,200억 원 규모의 인수를 성사시키는 등 전에 없던 ‘속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오는 2023년까지 2조 5,000억 원을 투자해 정보기술(IT) 기반 e커머스 물류 플랫폼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4대 성장 엔진을 중심으로 그룹 전 계열사들이 M&A를 비롯한 사업 확장 실행 방안을 가시화하고 있다”며 “단순한 외형 성장이 아닌 미래 성장에 주목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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