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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제시된 ‘주 4일제’…"최고 복지” vs “5일도 어려운데” 갑론을박

주4일제 기업 직원들 "업무 효율성 되레 향상" 만족

야근 많은 중기·자영업자 "불가능·타격 클것" 우려

"노동주권 확보하려면 정교한 정책설계가 먼저" 지적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전태일 51주기 기념식에서 주 4일제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제공=정의당




“독서 지원비, 야근 수당 다 필요 없습니다. 주 4일제야말로 최고의 복지죠" “3일 휴일에 전부 놀러가면 동네 상권은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에 4일 출근하고 3일 쉬는 ‘주 4일제’가 대선에서 공약으로 제시되면서 직장인 사이에서도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장기적 국가 과제로 주 4일제를 꼽으면서부터다.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실현 가능성, 업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주 4일제 또는 주 4.5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을 취재한 결과 해당 기업 직원 대다수는 근무제도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2019년 6월부터 임금삭감 없이 주 4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에듀윌의 경우 이달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7%가 주 4일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95.7%는 제도 도입 이후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평했다.

매주 수요일 쉰다는 김현경(30) 에듀윌 매니저는 “주 4일제 도입후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이란 목표를 세웠다”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결과적으로는 이를 통해 회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판사인 김영사는 금요일 오후 1시에 퇴근하는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김영사에 재직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일찍 퇴근해 평일 낮에 전시회를 보러가는 등 사람이 붐비지 않을 때 외출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 장점”이라면서 “회사에 처음 지원했을 때도 4.5일제란 점이 크게 작용했고 이때문에라도 다른 회사로 못 가겠다는 동료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 중인 30대 B씨는 “올 7월부터 격주 4.5일제를 시범 도입했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주 5일제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 회사 방침이었는데 아직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다들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일을 끝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등 야근이나 밤샘이 일반화된 특수 업종, 대기업 하청업체 등 일부 중소기업은 주 4일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업종에 따라 근무시간이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곳도 있고 특히 하청 제조업체는 근무시간을 줄이면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재직 중인 30대 C씨는 “아티스트의 스케줄과 거의 동일하게 관련 부서들이 움직이는 구조인데 부서마다 인력이 많은 편도 아니라 가능할 지 모르겠다”면서 “주 5일도 잘 안지켜지고 있는 판에 강력하게 법으로 규제하지 않는 이상 주 4일도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식업 종사자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동네 상권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포구에서 덮밥집을 운영하는 D씨는 “3일이나 쉬면 제주도, 강원도 등 멀리 여행갈 가능성이 크고 거기다가 며칠만 연차를 붙이면 해외 여행도 갈 수 있는데 오피스텔, 아파트 근처 상가들은 아무래도 손님이 줄 수 있다”면서 “월급 따박따박 받는 직장인이야 좋지 자영업자들은 걱정이 더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주 4일제를 도입하려면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프리랜서 등 일부 노동자의 경우 이미 근무시간의 경계가 모호해 근로기준법에서도 포괄하지 못한다”며 “주 4일제 논의가 모든 사람의 노동주권, 특히 시간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유의사항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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