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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질병·경제위기 속 탈탄소, 국민적 공감대부터 형성해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3중 복합위기로 악순환 고리

탄소중립, 세대·이념 갈등 우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와 질병 위기, 경제 위기 등 3중 복합 시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탈탄소 방향성 설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홍종호(사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대에서 가진 ‘기후 위기 시대, 세상을 보는 눈’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기후·환경 문제와 경제의 상관성에 질병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선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 교수는 현재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대해 기후변화 위기가 질병 위기로 이어진 뒤 결국 경제 위기로 전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0년간 100배가 증가했다”면서 “이 같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화석 에너지 활용에 따른 것으로 결국 탄소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경제로 경제가 성장하고 자본이 축적된 뒤 기술혁신 등으로 이어지며 인간의 삶의 질이 급격히 상승했다”면서도 “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경제의 부작용이 인간이 누리는 혜택을 능가할 정도로 커져 탈탄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특히 “기후 위기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결국 인간과 야생동물과의 접촉면이 넓어져 사스와 메르스 등 동물을 매개체로 한 질병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 교수는 탄소 중립을 놓고 세대 간, 이념적 논쟁으로 불거질 수 있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소 중립을 둘러싸고 정치 이념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고 세대 간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 세대가 탄소 중립을 위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짧은 시간에 고도성장을 누려온 만큼 현재의 탄소경제에 익숙해 있어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에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우리 국민은 수많은 갈등을 겪으면서도 방향이 설정되면 국민들이 동참하는 등 사회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졌다”며 “탄소 중립과 탈탄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면 분명 변화의 모멘텀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조림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무이하다”면서 “앞으로 5년 후에는 탄소 중립을 둘러싼 갈등이 사라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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