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을 통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둔 사실이 드러나자 ‘대장동팀’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원주민들의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남 변호사가 “개발과정에서의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한 확인서의 효력 여부가 향후 소송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의 이씨와 우계 이씨 종중은 각각 지난 3일과 지난달 23일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조현성 변호사 등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전의 이씨는 30억원, 우계 이씨는 약 25억원을 청구했는데, 두 종중은 향후 소송 과정에서 청구액을 확장할 계획이다.
초기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이강길 당시 씨세븐 대표는 대장동에 토지를 보유하던 여러 종중들과 부동산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에는 토지매매뿐만 아니라 씨세븐이 토지 매입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 담보권(근저당권) 설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씨세븐은 이 중 전의 이씨 종중의 토지를 담보로 부산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브릿지론 980억원(채권최고액 287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의 취임 이후 민간개발 추진이 어려워진데다 이 전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는 등 문제로 씨세븐의 경영권은 2011년 7월 회사의 자문단으로 활동하던 남 변호사가 이어받게 된다. 종중 측은 향후 담보권설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해 남 변호사로부터 “씨세븐과 대표이사 남욱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현재 또는 향후 발생할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것”이라는 확인서를 받아 냈다.
씨세븐이 추진하던 사업이 성남시가 2014년 최종적으로 민간개발을 포기하면서 수포로 돌아간 사이 저축은행 사태로 문 닫은 부산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투자금액 회수에 나선다. 씨세븐의 근저당권 설정에 발목 잡힌 종중 측은 지리한 법적분쟁을 거쳐 상환능력이 없었던 회사를 대신해 약 197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배상해야 했다.
막대한 피해를 떠안은 종중은 남 변호사와 맺은 약정을 근거로 2017년 소송을 제기했지만, 당시 자금여력이 없던 남 변호사 측은 재판에 임하지 않았고, 종중은 승소했음에도 한 푼도 건질 수 없었다. 사실상 구제길이 막히는 듯 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펼쳐졌다. 빈털터리인줄 알았던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이라는 법인 뒤에 숨어 대장동 사업으로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기 때문이다.
우계 이씨 역시 같은 방식으로 약 7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다가올 소송의 쟁점은 남 변호가 작성했던 확인서에 따라 두 종중들이 그에게 민사상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씨세븐은 폐업 처리된 상황이다.
종중 측은 “남욱이 작성한 확인서의 경우 주어가 전부 개인 대표이사 남욱으로 돼 있다”며 “약정서에 따른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사업으로 인해 종중이 입은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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