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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스터 샷 중요성 간과한 정부의 오판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접종률 70%에 자아도취한 정부

3차접종 失期·재택치료 확대 惡手

고령자 등 우선입원 대상 선별한 후

집중치료로 위중증 진행 예방해야





지난 11월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 코로나’는 지난주 하루 7,000여 명의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위중증 환자, 사망자 및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 모든 방역 지표에서 악화일로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마다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국민의 원성만 커지고 있다. 특히 위중증화율을 1.6%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2.5%로 높아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질 줄 몰랐다고 실토한 장면은 더더욱 화를 돋운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택과 앰뷸런스, 응급실 및 중환자 병상에서 적체되면서 발생되는 하루 평균 60여 명의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아직 국가 재난 위기 ‘심각’ 단계로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며, 회복 불가능한 국민 생명 구하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계획에서 위중증 환자, 사망률 및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 방역 지표가 악화되면 비상 대책을 실시하기로 약속했다. 아직 비상 대책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의아하지만 최악의 코로나 위기로 치닫고 있는 작금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미적대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위기 상황이라고 되풀이하면서 거리 두기 수칙 준수를 요청하는 ‘방역 양치기 소년’이 아닌 코로나 늑대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방역 컨트롤타워’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의 오판 중 뼈아픈 것은 10월 세계적으로 최단시간 내 접종 완료율 70% 달성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고령자부터 부스터(3차) 접종에 적극 나서야 했다는 점이다. 당시 83% 접종을 이루면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달콤한 전망은 3차 접종의 중요성을 간과한 오판이었다. 앞서 백신 접종 완료율 60% 이상을 달성한 이스라엘이 델타 변이에 의한 돌파감염 폭증에 7월부터 빠르게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에 나선 것을 반면교사로 삼았다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뒤늦게 18세 이상의 성인 모두에게 3차 접종을 권고한 것은 다행이지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3차 접종률이 아직 낮고 이달 내로 완료한다고 해도 위중증 환자, 사망자 감소 효과는 내년 초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국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급한 조치는 재택 치료 대상에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고령자, 기저 질환자를 제외하는 것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를 시작할 때 재택 치료를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이하 확진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가 다수 포함되면서 집에서 치료가 아닌 관찰 중 상태가 악화되는 중증 환자가 속출하게 됐다. 당초 모범으로 삼았던 싱가포르조차 재택 요양 대상을 위중증으로 가기 희박한 50세 이하 백신 접종자로 국한했는데 정부는 무슨 자신감이 있었는지 70세까지 확대해 중증 환자, 사망자를 초래하게 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최근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자 재택 치료를 연령 제한 없이 모든 확진자로 확대해 중증 환자 발생이 더 늘게 됐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듯 현재 중증 환자, 사망자의 80~90%가 고령자, 기저 질환자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재택 치료 대상 기준을 없애고 우선 입원 치료 대상으로 고령자, 기저 질환자 및 백신 미접종자 중 확진자로 국한해 집중 병원 치료로 위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정책이다. 이것은 곧 시행할 수 있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전파력이 더욱 큰 오미크론이 국내에 유입돼 지역사회 전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하루 확진자 수 1만 명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는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의료 체계 붕괴는 오지 않았다. 다만 아픈 사람은 언제든지 즉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세계적으로 자랑해왔던 정부의 국민건강보장 체계가 집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복불복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 국민들이 늘면서 붕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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