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중 간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문 대통령에게 반중 전선 참여를 독려하며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용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비치며 말을 아꼈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한 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제가 말씀을 나눴듯 오커스와 쿼드는 역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오커스를 지지해주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내에서 주권을 훼손당하는 경우에는 파트너십을 형성해 역내 국가의 주권을 주권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한국도 마차가지다. 이런 부분을 한국 정부도 깊이 이해하는 점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오커스 그룹을 통한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핵잠수함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절차를 적절하게 밟을 것”이라며 “핵확산금지조약(NPT)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밟아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NPT 준수, 오커스, 쿼드 등의 문제들과 관련해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용되기를 기대한다”고만 답했다.
모리슨 총리는 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한 한국과 호주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엔 “양안 관계에 있어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과도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도 매우 중요하고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며 “평화롭게 양안 관계가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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