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건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가장 확실한 증상은 '밤에 흘리는 식은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남아공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12일(현지시간) 익스프레스, 미러지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보건부 브리핑에 참석한 운벤 필레이 박사는 "오미크론에 감염됐다는 확실한 징후 하나가 밤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들은 밤이 되면 식은땀을 많이 흘린다며 "시원한 곳에서 자는데도 옷과 침구가 흠뻑 젖을 정도로 밤에 땀을 흘리는 증세를 보인 오미크론 감염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가우텡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필레이 박사는 하루에 수십 명의 오미크론 감염자들을 진료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가우텡주는 남아공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최근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곳이다.
코로나19 감염시 증상은 발열·기침·근육통·두통·피로감 등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는 '후각·미각 둔화', 델타 변이는 '콧물'이 두드러진 증상으로 꼽혀왔다. 반면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증세로 알려진 기침·발열·피로감 등 이외엔 지금까지 특이 증세가 지목되지 않았다.
앞서 남아공에서 오미크론을 처음 발견한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 감염자들은 후각이나 미각을 잃거나 콧물이 나지도 않았으며, 델타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특이 증세가 없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가 열흘 만에 완치된 이스라엘의 의사 엘라드 마오르 역시 발열과 피로감, 근육통 외의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필레이 박사는 오미크론 감염자의 확실한 징후로 야간에만 심하게 흘리는 식은땀을 꼽았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델타 변이의 특이 증세로 이같은 증상이 지목된 적은 없었다. 다만 필레이 박사는 오미크론 감염자들 중 몇 명이 밤에 식은땀을 흘렸는지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진 않았다. 남아공 외 다른 지역 감염자에게서도 이 같은 증세가 보고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필레이 박사는 그가 진료한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의 증상이 경미해 10~14일간의 격리 기간 동안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또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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