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한국 교민들이 현지인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 교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경남 양산에서 벌어진 몽골인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에 대한 보복 범행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에 위치한 한 호텔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 A씨가 길을 걸어가다 몽골인 5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의 직원으로 몽골인들은 A씨를 뒤쫓아가 자신들의 차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당황한 A씨는 휴대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몽골인들은 A씨를 차 뒷좌석으로 밀어넣고 마구 때렸다.
이에 호텔에 있던 한국 교민 3명이 뛰쳐나왔는데 몽골인들은 이들에게도 폭행을 가했다. 피해 교민들은 눈 쪽과 귀 쪽을 많이 맞았고,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을 당한 교민들은 현지 경찰의 대응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하면서 "가해 몽골인 가운데 한 명이 경찰복 차림에 경찰 신분증까지 내밀었고, 출동한 현지 경찰 대응도 이상했다"며 "(경찰이) 가해자 몽골 다섯 명은 (강제연행하지 않고) 그냥 스스로 오라고 얘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피해 교민들은 최근 경남 양산에서 발생한 몽골 여학생 집단 폭행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뒤 몽골에서는 한국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졌다는 주장으로 한 교민은 "'한국 사람이냐'고 묻길래 '맞다, 왜 그러냐'고 하니까 계속 시비를 걸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몽골 국영방송 등 현지 매체는 지난 7월 경남 양산에서 한국인 여중생들이 몽골 출신 이민자 여중생을 상대로 집단 폭행한 뒤 동영상까지 유포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몽골인들은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