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中日은 美대사 있는데, 한국만 11개월째 공석…한미 미묘한 긴장"

■NBC '왜 한국에 美대사 없나' 보도

한국, 수차례 문제 제기했지만

바이든 1년 다되도록 지명 안해

종전선언 추진 등 정세 급변시기

美대사 장기 부재 부적절 지적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AFP연합뉴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 지명자.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11개월이 다 되도록 한국 주재 대사를 지명하지 않는 것이 한미 관계에 묘한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하는 보도가 미국에서 나왔다.

17일(현지 시간) 미 NBC뉴스는 ‘왜 한국에는 미국 대사가 없나’ 제하의 기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 대사 지명 지연이 오랜 동맹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에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 대사 대리를 두고 있다.

NBC는 주한 미국 대사 지명 지연을 바라보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한 전직 미 행정부 관리는 "몇달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니 지금은 매우 커졌다. 이제는 (양국 간의) 쟁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중앙정보국(CIA)에서도 일한 국제정치 전문가 수미 테리 윌슨센터 디렉터는 “한국 관리들은 미국 측에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다. 모든 대화 무대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한 미 의회 관계자는 “미국이 아직 아무도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한국인들은 모욕을 당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누가 (주한 대사에) 지명될 것이라는 소문조차 돌지 않는다”고 워싱턴 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NBC는 특히 한반도 정세가 ‘크리티컬’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대사가 부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먼저 종전 선언 관련 움직임이다. NBC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 선언에 대해 미국과 원칙 선에서 합의했다고 이번 주 밝혔다”면서 “미 국무부도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북한을 향해 조건 없이 만날 의향을 나타내고 긍정적 반응을 희망한다고 했다”고 짚었다.



두 번째는 한국의 대선이다. 한 전직 백악관 관리는 “대선이 내년 3월로 다가온 것은 한국의 대북 정책이 중대 기로에 서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시기에 대사가 없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NBC는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NBC는 “한국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미 대통령과는 달리 한미 동맹의 가치와 주한 미군 유지 필요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자 경악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미 동맹 복원을 공약한 바이든의 당선은 한국 관리들에게 기대를 불러일으켰고 이후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런데도 바이든이 주한 대사를 지명하지 않고 있는 데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 기사의 행간에 들어 있는 질문이다.

동아시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에는 대사가 지명된 것도 대비되는 포인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을 주중 대사로, 시카고 시장 출신 정치인 람 이매뉴얼을 주일 대사로 지명했다. 이들 중 번스 주중 대사는 이날 미 상원에서 인준까지 받았다. 한 전직 미 고위 관리는 “베이징과 도쿄에 지명자가 있는데 서울에만 없는 것은 모욕적인 일”이라고 NBC에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이 진행되는 과정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국만 아직 미 대사가 지명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중국과 일본 대사 지명자가 있는 것은 주한 대사 지명 절차에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서도 “실무적인 이유에서는 주한 대사가 빨리 지명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동맹인 한국 대사를 서둘러 지명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테리 디렉터는 “동맹 관리는 중요하다. (의회 인준이 어렵더라도) 최소한 주한 대사 지명은 해야 한다. 그것이 동맹에 대한 책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인들은 주한 대사 임명 문제가 있으면 늘 중국·일본과 비교한다”면서 “만약 주중·주일 대사 지명자의 의회 인준까지 이뤄지면 한국인들의 좌절은 더 커질 것”이라고 NBC에 말했다. 이 기사가 출고되고 몇 시간 후 번스는 상원 인준을 받았다.

전직 미 고위 관리는 “한국인들은 미국이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이 기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가 한미 관계를 깨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팀과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