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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80초 테슬라 워프'…머스크의 '루프' 달려보니 [CES 2022]

걸어서 20분 걸리던 거리

전시장마다 1분20초 이동

매끄러운 전시 경험 확보

15분만에 결과 나오는 진단 키트도 한몫



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각 전시장 간 이동을 책임지는 베이거스 루프의 센트럴역 전경. 테슬라 차량이 웨스트역 방향으로 가기 위해 터널에 진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개막을 코앞에 둔 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가 열릴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의 웨스트홀.

최근 웨스트홀을 완공한 LVCC는 460만 제곱피트(42만 7,000㎡) 규모로 최대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인 A~D홀 네 곳을 합친 면적이 약 3만 5,000㎡인 것을 고려하면 10배가 넘는다.

그렇다 보니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는 것은 물론 각각 떨어져 있는 웨스트홀·센트럴홀·사우스홀을 오가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일론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가 운영하고 있는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 덕분이다. 베이거스 루프는 다른 차들과 달리 지하 터널로 움직인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즌이면 교통 체증이 늘 문제인 라스베이거스에 등장한 미래 교통수단이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각 전시장 간 이동을 책임지는 베이거스 루프의 웨스트 역에서 기사가 테슬라 차량을 안내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걸어서 20분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

이날 웨스트홀에서 센트럴홀로 이동하기 위해 웨스트 스테이션으로 가자 테슬라 모델 X·Y가 대기하고 있었다.

가장 앞쪽에 세워져 있는 차량에 가서 행선지를 말했다. 기자가 탄 차량은 시범 운행 중인 총 62대 중 61번 차량이었다. 운전자는 “1분 20초 뒤면 센트럴홀에 도착한다. 정말 순식간일 것”이라며 “그냥 걸어서 가려면 20분 이상 걸리는 거리”라고 말했다. 이윽고 차량은 천천히 지하 터널로 내려갔다.
‘운전하기에 터널 폭이 좁게 느껴지지 않느냐’고 차량 운전사에게 묻자 “터널의 가장 넓은 부분을 기준으로 12피트(3.6m) 정도라 간격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터널 두께가 9인치(23㎝)에 달할 정도로 튼튼하다”며 “앞으로 라스베이거스 전체에 이 터널이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거스 루프의 지하 터널 운행 모습.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그의 말처럼 머스크의 꿈은 현재 운영 중인 베이거스 루프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지하 터널을 라스베이거스 전체로 확장 운영하기 위한 제안을 시에 제출한 상태다. 라스베이거스의 관문인 매캐런 공항에서 시작하는 약 47㎞ 길이의 터널과 50여 개의 정류장을 건설하면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교통난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는 네바다법상 허용되지 않지만 동승자를 태운 상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상황도 잠시 그려졌다.

2일(현지 시간) 기자가 헬스케어 기업 애벗이 만든 코로나19 항원 검사 진단 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방역 최우선…기술로 방문자 안심시켜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방역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에 극도로 신경 쓰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애벗이 개발한 항원 검사 키트를 모든 참가자에게 배포한 것도 그 일환이다. 애벗은 이번 CES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는 처음 기조연설을 진행할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 이를 수령한 참가자들은 호텔 방 등 편안한 장소에서 각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사용법도 쉬웠다. 설명서에 따라 일곱 가지 단계를 밟고 남은 것은 15분간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한 CES 참가자는 “출국 전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하고 1시간을 기다렸다가 결과지를 수령했던 경험에 비하면 훨씬 간편했다”며 “혼자서도 방법만 따라 하면 신뢰도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3일(현지 시간) LVCC 센트럴홀 전시장에서 준비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마련한 거대한 부스는 모습이 가려져 있다./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3일(현지 시간) LVCC 센트럴홀 전시장에서 준비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LG전자의 부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삼성·LG, 부스 마련해 혁신 소개

참가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주요 참가업체들도 막바지 전시회 준비가 한창이다.

센트럴홀 야외 공간에는 우주 테크 스타트업 시에라 네바다가 공개하는 우주선 ‘드림 체이서’가 덮개에 싸인 채 거대한 크기를 드러냈다. 센트럴홀 전시장에는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유독 컸다. LG전자는 ‘당신이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삶’을 주제로 스마트홈을 구현한 부스를 마련했고 삼성전자는 주변 부스를 8개 정도 합친 규모에 갤럭시·오디세이·비스포크 등의 브랜드를 혁신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동행’을 주제로 온실처럼 내부를 꾸미고 친환경 전기 배터리 체험형 전시를 비롯해 환경을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한편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 등 총수들을 비롯해 각 기업 임원들도 속속 입국해 막판 전시회 준비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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