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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 등 안전성 으뜸…K원전 활용한 '에너지 로드맵' 짜야

[2022 성장엔진을 다시 켜라-과학기술 대혁신]

< 3 > 기후변화 위기…떠오르는 미래 원전기술

초고온가스로 등 기술 개발 한창

핵폐기물 문제도 획기적으로 개선

2050년 핵융합기술 상용화 전망속

脫원전 정책에 생태계 붕괴 가능성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서둘러야

年1,700만톤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탄소 중립 추진 시 기술 의존성 및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미래 세대가 선택 가능한 에너지 수단으로서 원전 산업과 원자력 기술의 발전적 도모가 필요합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국가 원자력정책 제안서 및 탄소중립 관련 원로과학기술인 건의서’를 통해 원전을 활용해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활용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도 높다. 원자력학회가 지난해 9월 설문 조사 업체인 엠브레인 퍼블릭 측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1%가 원자력발전 이용을 찬성했으며, 원자력발전 비중을 유지 또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69.9%에 달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트라우마에 갇혔던 원전 활용이 원전 기술 발전으로 다시 깨어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등 안전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도 효율은 보다 높은 4세대형 원자로 연구가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미래 원전’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50년 이후에는 꿈의 기술인 ‘핵융합’ 기술이 상용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관련 매출액이 2017년 4조 7,140억 원에서 2년 뒤 3조 9,31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원전 전공 재학생 수도 2,777명에서 3년 만에 2,190명으로 급감한 상황에서 ‘미래 기술이 나오기 전에 원전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그마와 같은 탈원전 정책을 한시바삐 폐기하고 원전을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6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현재 연구되고 있는 미래 원전 기술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HTR) △납냉각고속로(LFR) △히트파이프원자로(HPR)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기술을 i-SMR이다. 정부는 지난해 혁신형 i-SMR 개발을 위해 5,800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2023년까지 약 500억 원을 투입해 i-SMR 기본 설계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께에는 국내 기술로 제작한 i-SMR의 해외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i-SMR은 2012년 설계 인가를 받은 경수로형 소형 원전인 SMART보다 첨단 기술이 적용되며 안전성이 한층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연료봉에 기존 이산화우라늄(UO2) 외에 신형 핵연료를 개발해 탑재할 예정이며, 제어봉 구동장치는 내장형으로 만들어 안전성을 높였다. 전자빔 용접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며 안전주입계통은 재순환 밸브로, 격납 용기는 콘크리트 벽체가 아닌 ‘철제격납용기·원자로건물’을 각각 적용한다. 무엇보다 공장에서 원자로 모듈을 대량 제작해 경제성 및 품질을 한층 끌어올리며, 지하·수중 배치가 가능하도록 해 자연재해 등 외부 변수로부터의 안전성도 높였다. 기존 원전이 18개월 주기로 핵연료를 교체해야 하는 반면 SMR은 핵연료 교체 없이 10년 이상 운전이 가능해 관리도 용이하다.



액체금속인 소듐을 냉각재로 활용하는 SFR은 사용 후 핵연료를 대폭 줄여주는 4세대 원자로로 국내에서는 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가 한창이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도 오는 2028년 SFR의 실증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며, 프랑스는 SFR 원형 실증로 개발 계획을 이미 수립했다.

VHTR은 피복입자핵연료, 흑연 감속재 및 반사체, 헬륨 냉각재 등을 통해 높은 온도로 가동되는 원자로로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초고온실험로(HTTR)를 지난해 재가동하며 VHTR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며, 중국은 지난해 VHTR 실증로 운전을 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원자력연구원이 관련 핵심 기술 기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LFR은 액체금속인 납이나 ‘납-비스무스’ 합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로로 러시아에서는 2025년 실증로 건설을 완료한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실험로 개념 설계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중심으로 소규모 연구 작업이 한창이다. HPR은 기존 배관 대신 히트파이프로 열을 전달해주는 원자로로 우주 탐사 등 특수 목적용 초소형 원자로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사용 후 핵연료의 부피를 최대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도 수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말 기준 고리(82.1%)·한울(85.9%)·월성(96.7%)과 같은 주요 원전 시설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 포화율이 높은 만큼 업계에서는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 같은 미래 기술 도입 없이도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설계 기준을 한층 강화한 만큼 사고 가능성이 0에 가깝다. 실제 국내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쓰나미에 대비한 해안 방벽, 방수문 및 방수형 배수 펌프, 전력계통 상실에 대비한 이동형 발전기·펌프, 피동형 수소 재결합기와 같은 대응 설비를 마련하며 안전성을 강화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건설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원자력학회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할 경우 신규 원전 건설 재개로 수출 대상국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 및 산업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며 “특히 2030년 이전 준공 시 동일 용량의 석탄발전 대비 연 1,70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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