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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만 따라 오락가락 공약, 어느 국민이 믿겠나


대선을 58일 앞둔 가운데 여야 유력 후보들이 표심만 따라 공약을 뒤집는 오락가락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미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소확행’ ‘심쿵’ 등 유권자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소재 찾기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손바닥 뒤집 듯 정책과 말 바꾸기도 하고 있다. 동일한 선거 시즌에서 공약을 바꾸는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소확행’을 외치는 이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공약은 조변석개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이 후보는 4일 회견에서 1인당 50만 원가량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약속했다가 이틀 만에 ‘보류’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같은 공약을 내놓았다가 부정적 여론 때문에 철회하더니 또 여반장 행태를 보인 것이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들이 끝까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보유세에 대해서는 ‘토지이익배당금제’로 이름만 바꿔 다시 내놓는 꼼수를 썼다.

윤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별다른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공약을 올렸다. 윤 후보는 당초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율이 빠지자 이준석 대표의 조언에 따라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젠더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공약인데도 표를 위해 자신의 정책을 뒤집은 셈이다. 윤 후보는 또 연초 ‘서면 인터뷰’에서 게임 규제 법률 개정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2030세대의 반발을 우려해 9일 ‘전체 이용가 게임, 본인 인증 의무 제외’라는 선심성 ‘심쿵 공약’을 꺼냈다.



이에 외신들도 한국 대선의 과잉 포퓰리즘 경쟁을 소개했다. 미국의 ABC뉴스는 이 후보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 등을 전하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북핵이나 경제 문제가 아니라 탈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했다. 일관성 없이 냉온탕을 오가는 공약은 정책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들의 정치 냉소주의를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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